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팀이 소아 난치성 뇌전증인 국소피질이형성증 환자 뇌 조직 연구를 통해 극미량의 뇌세포에 존재하는 돌연변이 검출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국소피질이형성증은 태아의 뇌 발달과정 중에 생긴 이상으로 대뇌 피질이 국소적으로 비정상적 구조를 띄며 뇌전증 발작을 동반하는 대표적 소아 난치성 뇌전증 질환이다.

국소피질이형성증 난치성 뇌전증은 치료제가 없으며 뇌절제술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치료법이지만 수술 후 재발 환자 비율이 30~40%로 높고,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도 적지 않다.

연구팀은 기존에 전혀 원인을 알지 못했던 국소피질이형성증이 엠토르(mTOR) 경로 관련 유전자들에 뇌 세포 특이적으로 돌연변이가 생겨 발작이 발생된다는 사실을 2015년 네이쳐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보고한 바 있다.

국제 뇌전증 협회(ILAE)는 이를 반영해 국소피질이형성증의 새로운 진단 기준을 2022년 개정했지만 기존 뇌 돌연변이 분석 방법으로는 약 50%의 환자에게서만 유전적 진단이 가능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뇌 조직에서 극미량의 뇌세포에 존재하는 돌연변이 검출 방법 모식도
뇌 조직에서 극미량의 뇌세포에 존재하는 돌연변이 검출 방법 모식도

이에 연구팀은 기존 뇌 조직 유전자 진단에서는 음성이 나온 환자 뇌조직에서 mTOR 경로의 발현 이상을 갖는 뇌 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진단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기존방법으로 원인을 찾지 못한 국소피질이형성증 19명 환자 뇌 신경세포의 mTOR 활성화 신호를 표시해 유세포 분석기를 통해 수집했고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진행했다.

김자혜 박사

이 중 30%의 환자는 극미량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었으며 20%의 환자는 mTOR의 억제 유전자인 GATOR1 복합체의 생식세포 돌연변이를 갖고 있음을 알아냈다. 또한 네덜란드 뇌 은행으로부터 공여받은 3명의 환자 뇌 조직에서 연구팀의 방법을 통해 3명 모두에서 유전적 진단이 가능했다.

해당 논문의 제1저자인 김자혜 박사는 "극미량의 체성돌연변이를 검출하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국소피질이형성증 발생의 정확한 원인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작은 발판이 되길 바란다ˮ고 말했다.

서경배과학재단,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Annals of Neur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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