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들에 비해 결혼이 늦었던 김모(39) 씨는 임신테스트기에서 두 줄을 확인하고, 병원 초음파검사에서 임신을 확인했다. 한편 기쁨도 잠시, 김 씨는 임신 5주차라는 소식과 함께 3㎝ 크기의 자궁근종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했다. 하지만, 임신기간 동안 특별히 근종 크기에 변화가 없어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다.

‘자궁근종’은 자궁근육세포 변형으로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자궁에 생기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자궁에 생긴 ‘혹’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25~35%, 35세 이상 여성 40~50%에서 발견된다.

산부인과 전문 미즈메디병원이 2017~2021년 최근 5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은 2만8,028명 가운데 가임력을 가진 10~40대 여성은 1만7,745명으로 6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근종이 있는 것을 임신 전에 모르다가 임신하고 초음파검사 후 우연히 발견되는 산모도 적지 않다. 임신을 확인하면서 자궁에 근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임산부들은 태아와 출산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 마련이다.

근종은 대부분 태아 건강과 출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근종 위치‧크기에 따라 임신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한 만큼 임신 중 근종 변화를 면밀히 추적해 살펴야 한다.

자궁에 있는 근종 크기 5㎝ 이상은 5㎝ 미만보다 임신 중 근종 통증과 조기진통‧제왕절개 분만과 연관성이 있다. 5㎝ 이상 근종이 자궁 아래쪽에 있으면 진통할 때 태아 머리의 산도 진입을 방해, 제왕절개 분만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한편 근종 위치는 자궁이 커가면서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어 임신 초기 또는 중기 초음파에서 자궁근종이 아래 쪽에 있다고 무조건 제왕절개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임신 후기까지 근종의 위치를 평가해 분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비해 2~3㎝ 크기의 자궁근종은 자궁 아래에 있어도 분만 방법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특히 임신 중 자궁근종은 50~60%에서 크기 변화가 없다. 이를 제외한 20~30%에서는 임신이 진행됨에 따라 크기가 증가한다. 출산 후 크기가 다시 감소하는 경우가 많아 출산 두 달 이후에 자궁근종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이 태반 착상 부위에 있으면 태반 조기 박리 위험이 증가한다. 태반 조기 박리 위험 역시 착상 부위 근종 크기가 클수록 커진다. 30분 이상 자궁 수축이 풀리지 않으면서 통증이 지속되거나 출혈과 태동 감소 등 태반 조기 박리 증상에 주의해야 한다. 태반 조기 박리 증상능 예방이 어려운 만큼 의심 증상을 보이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임신 중 근종으로 인한 통증은 약 10%에서 생긴다. 임신 14~24주에 흔하다. 이 시기 자궁이 빨리 자라고, 근종 크기도 커지면서 근종 내부 조직이 변형돼 염증과 통증을 일으킨다. 주로 근종이 있는 부위에 국한된 통증이 특징이나 자궁수축도 함께 유발할 수 있다. 또 임신 중 근종 통증은 대부분 경구용 진통제로 통증이 완화된다.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김민형 진료과장은 “제왕절개 분만 때 자궁근종을 같이 제거할 수 있는지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임신 중 자궁은 혈관이 발달하고, 제거하면 출혈이 많아 일반적으로 제왕절개 분만에 근종제거 수술은 시행하지 않는다”며 “다만, 일부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가느다란 줄기로 연결돼 제거가 쉽고, 출혈이 적어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