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고혈압 방치하면 치명적…무증상 평소 관리하고 주의해야
‘혈압’은 심장이 박동할 때 흐르는 피가 혈관 벽에 가하는 압력이다. ‘고혈압’은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은 상태다. 쉽게 말하면, 심장에서 피를 짜내는 힘이 강해서 온몸에 있는 혈관들이 높은 압력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 고혈압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추정 인구를 20세 이상 성인의 30% 정도로 보고 있다. 고혈압은 높은 유병률을 가지고 있고, 치사율이 높은 질환의 원인이 되는 질병이다. 그래서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고혈압이 질병이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하지만 아직도 자신이 고혈압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고혈압을 진단받아도 약을 먹기 싫어 치료받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대전선병원 심장내과 범종욱 전문의에게 고혈압 원인부터 진단‧치료까지 자세하게 들었다.
Q1. 고혈압 발생 원인과 증상은?
고혈압은 크게 일차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눈다. ‘일차성 고혈압’을 다른 말로 본태성 고혈압이라고도 한다. 고혈압을 일으키는 명확한 원인을 특정하지 못한 경우다. 교감신경계와 식사 습관, 비만‧호르몬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하나의 원인으로 알려진 기전은 없다. 이에 비해 ‘이차성 고혈압’은 다른 질병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되는 경우를 말한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는 대표 질병 가운데 하나다. 혈압이 높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검진받으면서 우연히 혈압이 높은 것을 아는 경우가 많다. TV를 보고 두통이라는 증상과 고혈압을 연관시켜 이야기하는 환자들도 있다. 하지만, 두통과 혈압은 대부분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Q2. 고혈압의 합병증은?
머리부터 살펴보면, 머리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경색‧뇌출혈이 생길 수 있다. 눈에 있는 미세혈관이 손상되면 시력이 나빠진다. 심장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 협심증‧심근경색이 발생하기도 한다.
콩팥 손상 또는 투석을 하는 원인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당뇨병이다. 고혈압으로 인한 신부전이 투석 원인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동맥인 대동맥이 늘어나거나, 찢어지기도 한다. 또 대동맥 이후 다리로 가는 혈관은 좁아지고 막히면서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Q3. 고혈압 치료방법은?
고혈압 치료의 기본은 약물치료다. 약물로써 고혈압이 아닌 혈압까지 낮추는 것이 고혈압 치료의 핵심이다. 여기에 식습관 조절과 운동‧체중 관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함께 동반돼야 고혈압이 조절될 수 있다. 각 질병에 따라 목표 혈압이 달라서 복잡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집에서 측정한 혈압이 130/80 정도까지 조절된다면 잘 치료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Q4. 혈압약 복용할 때 주의사항은?
가장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어지러운 증상이다. 혈압약 성분 중에는 맥박수를 낮추는 것도 있고 이뇨제 성분도 있다. 이러한 약제는 환자가 필요한 용량보다 더 많이 들어가면 어지러운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앉았다가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며 어지러운 증상이 생긴다면 반드시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 여기에 몸이 붓거나 전해질 불균형 등이 생길 수 있다. 처음 고혈압 약물을 시작할 때 약물 부작용을 잘 관찰해야 한다.
Q5.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알맞은 혈압 측정 방법은?
혈압은 측정하는 장소나 자세‧상황에 따라 항상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는 상황에서는 교감신경계가 항진돼 혈압이 상승한다. 음식을 짜거나 맵게 먹고, 전날 술을 많이 마셔도 혈압이 높아지는 생리적인 반응이 나타난다. 혈압은 여러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한 번 측정한 혈압이 높다고 해서 고혈압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요즘에는 가정 혈압 측정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가정 혈압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 각 2번씩 혈압을 측정해 평균을 기록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소변을 보고 난 이후 식사와 약물을 먹지 않은 공복 상태에서,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양 발바닥을 바닥에 대고 앉아 약 5분 정도 안정을 취한 후 측정한다.
자기 전에는 샤워나 목욕 전, 측정 30분 이내에 흡연‧카페인을 섭취하지 않고, 아침과 마찬가지로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양 발바닥을 대고 앉아서 약 5분 정도 안정을 취한 후 측정하도록 한다.
고혈압은 질병으로 인정하는 것부터 치료는 시작한다. 고혈압이라는 병은 아무 증상이 없어 간과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신체장애를 일으키고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병이다. 따라서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고혈압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이를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