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목뼈(경추) 뻐근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2년 ‘경추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50만 명으로 2018년 221만 명보다 크게 늘었다.

경추질환 가운데 ‘경추척수증’은 작은 외상으로도 하지 마비를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 경추척수증은 경추의 퇴행성 질환으로 발생한 압력이 척수를 누르면서 생긴다. 중추 신경이 눌리는 만큼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

초기 증상으로 손의 근력 약화와 저린 듯한 느낌, 부자연스러운 손놀림이 나타난다. 환자는 젓가락질이 어렵고 물건을 쉽게 놓치기도 한다. 옷 단추 채우기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심한 만성 척수증은 대소변 장애까지 생길 수 있다. 균형감각과 지각기능 장애가 함께 오기도 한다.

여기에 하지 근력 약화로 걸음이 휘청거리는 등 보행장애를 보인다. 이 때문에 뇌졸중 전조증상과 혼동하기도 한다. 경추척수증과 뇌졸중 두 질환의 치료법은 완전히 다른 만큼 정확히 구별해야 한다.

경추척수증에서 손가락 저린 증상은 목 디스크와 비슷하다. 하지만, 목의 통증은 별로 없다. 목 디스크는 대부분 물리‧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고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는 전체의 10% 내외다.

이에 비해 경추척수증 환자는 대부분 증상이 서서히 악화하고, 초기 증상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척수는 중추신경인 만큼 한번 죽은 신경은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추척수증 수술은 척수나 신경근의 영구적인 변화가 발생하기 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추척수증은 척수가 눌리고 있는 상태로 척수가 지나가는 길인 척추관을 넓혀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척수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넓더라도 중증 추간판(디스크) 탈출증과 후종인대골화증 등이 있다면 척수증이 생길 수 있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척추뼈와 신경이 지나가는 길 사이에 있는 인대가 두꺼워지며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주로 경추에 많이 생긴다.

이에 비해 경추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 후종인대골화증 등과 동반된 경추척수증은 척추내시경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척추내시경수술은 기존 절개 수술과 비교해 조직 손상이 거의 없고 흉터가 작다.

세란병원 김지연 척추내시경센터장은 “척수증은 척수가 심하게 압박받고, 혈액 공급이 줄어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신경 기능 상실과 함께 신경세포 괴사가 온다. 척수증 진단을 받았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며 “경추척수증은 뇌졸중과 목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 방법‧경과가 완전히 다른 만큼 적절한 진단이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