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최종기 교수팀…간경변증 환자 50만 명 대상 빅데이터 연구

대상포진에 걸리면 피부에 다발성 수포와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물집과 발진이 사라져도 이차 감염이나 만성 신경통이 생길 가능성이 커 백신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감염된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 주변으로 퍼져서 발생한다.

대상포진은 주로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대상포진이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도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팀은 성인 간경변증 환자 50만 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간경변증이 있으면 일반인에 비해 대상포진 발병률이 약 9%,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율이 약 48%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6일 발표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9~2015년 사이 새롭게 간경변증 진단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환자 504,986명의 대상포진 발병률을 평균 6.5년 간 분석했다.

연구팀 분석 결과, 간경변증 환자 50만여 명 가운데 대상포진이 발생한 환자는 모두 7294명이었다. 대상포진 발병률은 1,000인년 당 21.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경변증 환자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21.6명에게서 대상포진이 발병한다는 뜻이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은 1,000인년 당 1.81명이다.

나이성별을 보정해 간경변증 환자와 간경변증이 없는 국내 전체 일반 인구를 비교한 결과, 간경변증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약 9%,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약 48% 높았다.

20~40대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50~70대에 비해 비교적 높아 젊은 나이대의 간경변증 환자일수록 예방 접종을 통해 대상포진을 주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20대 젊은 간경변증 환자에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가장 컸다. 연령대별로 나누어 분석하면 일반인에 비해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각각 2041% 3016% 4017% 508% 608% 70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이거나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 복용자, 합병증이 동반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일수록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최종기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경변증은 간 기능 감소와 동반된 면역기능장애를 발생시킬 위험이 높아 대상포진이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이번 연구는 해당 기간 내 모든 대한민국 성인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인만큼 간경변증 환자에게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유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한국간재단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임상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IF=12.045)>에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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