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후 신장 기능 1년에 1%씩 떨어져…한번 떨어진 신장기능 회복 불가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신장(콩팥)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방을 위해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IFKF)이 정한 세계 콩팥의 날이다.

콩팥은 몸속 노폐물과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콩팥은 고령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만성 콩팥병환자는 급격히 증가 추세를 보인다.

콩팥은 나이 들수록 노화가 진행되면서 기능이 떨어진다. 보통 40세 이후부터 1년에 1% 정도씩 기능이 떨어지다가 다른 원인이 없어도 80세가 되면 콩팥 기능이 40% 가량 떨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17203,978명이었던 만성 콩팥병 환자는 2021277,252명으로 5년 동안 36% 정도 늘었다. 2021년 기준 전체 만성 콩팥병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79%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층 유병률이 높다.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만성 콩팥병

콩팥은 몸속에서 각종 노폐물을 걸러내는 여과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콩팥에는 필터 기능을 담당하는 사구체가 있고, 혈액이 이곳을 지나며 걸러진 노폐물은 세뇨관과 신우요관을 거쳐 방광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두 개의 콩팥이 하루에 걸러내는 혈액량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성인 기준 대략 180정도로, 소변량은 하루 1~2에 달한다.

콩팥 질환은 다양하다. 급성 콩팥 손상과 만성 콩팥병으로 나눌 수 있다. 콩팥 기능이 갑자기 나빠져 생기는 급성 콩팥병은 주로 특정 약물을 복용하거나 탈수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급성 콩팥병 증상이 나타나고, 제때 치료하면 기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만성 콩팥병은 콩팥이 여러 이유로 손상을 받아 지속적으로 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초기 증상은 잘 나타나지 않고, 진행한 후에는 다시 회복이 어렵다. 보통 3개월 이상 콩팥이 계속 손상되거나 콩팥 기능이 60% 이하로 떨어졌을 때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한다.

만성 콩팥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당뇨병과 고혈압이 손에 꼽힌다. 고혈압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콩팥에 이상이 생긴다. 당뇨병으로 혈액 속에 당이 많으면 신장 조직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여기에 콩팥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신염이나 가족력탈수진통소염제항생제 등 약물로 생길 수도 있다.

만성 콩팥병 조기 발견지중해식 식단 효과

만성 콩팥병은 진행 상태에 따라 1~5단계로 구분한다. 초기 1~2단계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3단계에서도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위험군에 속하는 65세 이상이고 고혈압당뇨병과 가족력이 있다면 최소 1년에 한 번은 정기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평소 콩팥에 이상 증상이 있는지를 소변 상태와 소변 습관으로 체크해 보는 것도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건강한 사람의 소변은 거품이 많지 않고, 소변을 볼 때 순간적으로 거품이 일지만 곧 사라진다.

소변에 거품이 지나치게 많거나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밤에 소변을 자주 본다면 콩팥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리고 밤에 다리에 쥐가 잘 나는 것도 이상 징후일 수도 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우리 몸에 축적된 요독이 근육 대사에 이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임상영양및대사학회’(ESPEN)의 공식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이 콩팥 건강을 돕는다고 알려졌다. 심장병이 있으면서 콩팥 기능이 약간 떨어져 있는 환자가 지중해식 식사를 지속하면 저지방식 식사를 한 사람보다 5년 후 콩팥이 더 건강했다.

지중해식 식사가 당뇨병 환자에게 신장 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뚜렷하게 막아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신기능이 약간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지중해식 식단을 하는 것이 신기능 보존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이차적인 예방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중해식 식단은 곡물과 과일채소콩류견과류올리브유허브향신료생선가금류요구르트 등을 먹고, 붉은색 고기와 과자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해 자신만의 지중해식 식단을 구성할 수도 있다.

밥을 지을 때 현미 비율을 높이고, 끼니마다 두 종류 이상의 채소나 나물 반찬을 먹는다. 동물성 지방 대신 과일채소단백질과 같은 건강에 이로운 식물성 지방과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가공식품을 자제하는 원칙만 지키면 지중해식 식단으로 바꿀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이지은 센터장은 신장 건강 상태는 소변 상태로 쉽게 체크해 보는데, 정상 소변은 노란색이나 엷은 노란색이지만 소변 색이 짙은 갈색 또는 피와 비슷한 붉은색을 띠거나 거품이 많다면 콩팥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만성 콩팥병을 예방하려면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원인 질환의 치료와 함께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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