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이식 수술 5년 성공률 60~70% 향상…전체‧부분이식, 재수술도 가능
눈은 외부 세계를 보여주는 창(窓)이다. 눈에서 각막은 첫 번째 관문이다. 외부에 노출된 각막은 각종 사고에 따른 외상과 화학물질, 바이러스‧세균 등으로 손상을 입기 쉽다. 각막 손상은 자칫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각막 손상으로 실명이 된다면 각막이식을 고려하게 된다. 최근 각막이식은 의학 발달로 각막 전체이식 또는 부분이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각막이식 수술 5년 성공률도 60~70% 이르고 있다.
감염‧외상‧화학물질로 손상된 각막…실명 위험
각막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투명한 조직이다. 각막이 여러 원인으로 손상되면 혼탁 또는 변형이 일어난다. 이러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진다. 각막이식은 망가진 각막을 다른 사람에게 기증받은 건강하고 투명한 각막으로 바꿔주는 수술이다.
각막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외상‧화상, 감염‧화학물질로 손상될 수 있다. 여기에 구조적으로 각막이 뾰족이 올라온 원추각막과 각막확장증, 수포성 각막병증, 그리고 유전적 요인에 의한 각막 변성 등이 있다.
입술 포진 만드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도 각막 손상 주범
바이러스 중에서 입술 주변에 수포를 만드는 ‘헤프페스 바이러스’도 각막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몸에 상존하다가 시시때때로 눈에서 활성화한다. 이런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각막염은 회복되더라도 각막에 흉터를 남기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헤르페스 각막염 증상이 반복되면 창문이 뿌옇게 변하는 것처럼 시력이 계속 떨어진다. 여기에다 반복되는 염증반응으로 각막이 조금씩 녹는다. 이렇게 각막이 얇아져 천공을 일으키는 것이다.
각막 전체 또는 부분도 이식 가능
각막 손상은 각막 손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다. 각막 전체층을 이식하는 ‘전층 각막이식술’과 각막 병변이 앞면 또는 뒷면 일부층에만 생겼을 때 하는 ‘부분층 각막이식술’로 나눈다.
최근 각막내피만 손상된 환자에게 각막내피세포만 이식하는 수술이 점차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전체층보다 부분층 각막이식 건수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또 각막과 공막 경계부위에 있는 ‘윤부’라는 조직을 이식하는 윤부이식술이 있다. 이곳에 각막상피 줄기세포가 있어 이 부위를 이식하면 이후 줄기세포가 자라 손상부위를 복원한다.
0.53㎜‧5개층 각막, 섬세한 수술…5년 성공률 60~70%
각막 지름은 11~12㎜, 두께는 보통 0.53㎜다. 얇은 조직이지만 5개층으로 나뉘고 기능도 모두 다르다. 바깥쪽부터 상피‧보우만막‧기질‧데스메막‧내피 순으로 덮여있다. 이렇게 얇은 막을 이식해야 하고, 기능을 잃지 않도록 하려면 섬세하면서도 집중력이 필요하다.
각막을 봉합할 때는 두께 0.53㎜ 각막의 90% 사이로 실이 들어가야 하고, 기증각막과 수여 각막 사이에 각막층도 잘 맞아야 한다. 또 각막 주변 혈관층을 피해 수술해야 추후 거부반응이 적다. 시간은 수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 정도 걸린다.
일반적으로 거부반응 없이 1년간 생착성공률은 80~90%, 5년 성공률은 60~70% 정도다. 수술 전 어떤 원인질환으로 각막이 망가졌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녹내장 등 각막질환에 양향을 주는 요인이 있으면 더 일찍 망가질 수 있다.
한번 이식에 실패한 눈이거나 각막 주변부 손상이 많은 눈에서도 성공률이 낮다. 보통 이식한 각막의 사용 기간은 대략 10년이다. 하지만 깨끗하게 유지되고, 환자가 젊고 건강하면 20년도 더 쓸 수 있다. 각막이식은 재수술도 가능하다.
1.0 시력도 가능…건조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 중요
각막이식 후 시력은 잔여 난시량에 따라 다르다. 1.0까지 나오기도 한다. 각막이식 후에는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이식각막에 대한 거부반응이나 불필요한 혈관이 자라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이식된 각막이 벌어지지 않는지도 살핀다. 눈을 건조한 상태로 방치하면 각막에 쉽게 상처가 나기 쉽다. 평소 인공눈물을 사용해 각막표면을 편하게 해야 한다. 휴식도 중요하다. 과로를 피하고, 술‧담배도 끊어야 한다.
특히 ‘안구건조증’을 유의해야 한다. 라식수술을 한 사람 중에 안구건조증 환자가 많은데 이는 미세하게 신경이 잘려나가기 때문이다. 신경이 무뎌져 자극을 받지 못하면 눈물분비가 줄어든다.
여성들은 눈 화장을 하면서 눈 기름샘(마이봄샘)이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름은 눈물에 피막을 형성해 빨리 증발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 있다. 마이봄샘이 막히면 눈이 건조해지고, 세균이 쉽게 자라는 환경을 만든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김태기 교수는 “각막질환은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어 하룻밤 정도 괜찮겠거니 하지만 다음날 각막에 허옇게 혼탁이 생길 수 있다”며 “원인이 면역반응 때문인지 감염 때문인지 확인해야 하고, 감염 때문이라면 원인균이 바이러스인지, 세균인지, 곰팡이 때문인지 빨리 진단받아야 하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