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해를 돕는 소화액을 저장, 배출하는 담낭은 보통 쓸개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담낭에 생긴 콜레스테롤 덩어리인 담석이나 종양으로 인해 절제술을 받았다면 당뇨병 발병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왼쪽부터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강준구·허지혜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경주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왼쪽부터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강준구·허지혜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경주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강준구·허지혜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경주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담낭절제술 시행 환자에서 당뇨병 발병 위험도를 장기간 추적 관찰한 첫 대규모 연구를 발표하며 "당뇨병 발병 위험이 적은 젊고 비만이나 고혈압도 없는 환자도 담낭절제술 후 당뇨병 발병의 위험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집단(5만5166명)과 성별·나이는 같지만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은 집단(11만332명)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해 당뇨병 발병에 차이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담낭절제술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의 위험이 20%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담낭절제술로 인해 증가하는 당뇨병 발병 위험도(29% 위험증가)는 비만으로 인해 증가하는 당뇨병 발생 위험도(24% 위험증가)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즉 비만보다 담낭절제술에 의한 당뇨병 발병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특히 담낭절제술을 받은 비만한 사람은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고 비만하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대 4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낭절제술을 받은 집단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정도가 기존 당뇨병 발생의 주요위험인자(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고령, 대사증후군,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보다 주요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에서 더욱 뚜렷했다.

강준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담낭이 체내 대사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라는 이론을 임상적으로 입증한 연구결과”라며 “담낭의 부재가 포도당대사에 나쁜 영향을 끼쳐 혈당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담낭절제술을 받은 분들은 반드시 혈당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외과학회 국제학술지 'Annals of Surge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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