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고령환자 LVAD 수술 후 발생한 대동맥 혈전 치료 성공
유럽심장학회지에 발표…"밀착형 다학제로 심장이식 대체 가능"

국내 연구진이 심부전 치료에 사용되는 좌심실 보조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LVAD) 시술 후 발생하는 대동맥 혈전을 치료하는 최적합 치료법을 찾아내 유럽심장학회지에 게재했다. 

심부전은 심장의 기능적 혹은 구조적 이상으로 인해 전신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심장기능이 저하되면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근병증, 확정성 심근병증, 고혈압, 심장 판막증 등 다양한 심장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에 최적화된 약물 요법, 시술 치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LVAD나 심장이식을 고려하게 된다. 심장이식까지 대기 기간이 길어질 경우 LVAD 수술을 먼저 하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추후 심장이식을 하기도 한다. 

LVAD 치료란 좌심실 기능이 저하된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양수기의 원리와 같이 좌심실의 기능을 돕는 펌프를 심장에 삽입하여 대동맥을 통해 전신에 피를 공급하도록 도와주는 수술적 치료법이다. 

최근들어 국내에서도 심장의 좌심실 기능을 돕는 펌프를 삽입해 전신에 피를 공급하도록 도와주는 LVAD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LVAD의 경우 대동맥 부근에 혈전이 생길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23일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윤종찬(교신저자)·이소영(제1저자), 영상의학과 장수연(공동저자) 교수팀이 다학제 진료를 통해 LVAD(엘바드) 수술 후 혈전이 발생한 환자의 성공적 치료 사례를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온라인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70대인 환자는 심근경색 후 허혈성 심근병증으로 인한 심부전 증상 악화로 1년에 세 차례 이상 입원 치료와 심장이식을 대체하는 근본적 치료로 LVAD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11일 째 대동맥 판막 바로 윗부분에 큰 혈전이 발견됐다.

윤 교수팀은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등 다학제 협진을 통해 혈전 제거를 위한 재수술을 하기 보다는 LVAD 펌프 속도 조절 및 항응고제 치료를 우선적으로 조절해 보기로 했다.

LVAD 펌프 속도를 조절하여 혈전으로 인한 전신 색전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결과, 3주 후 혈전은 사라지고 환자는 특별한 부작용이나 합병증 없이 호전돼 퇴원했다. 현재도 심부전 증상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윤종찬 교수는 “심장이식 또한 중증 심부전 환자에서 생존율을 향상시키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현재 뇌사 기증자 부족으로 심장이식 시행 건수에는 제한이 있다"며 "최근 연구에서 좌심실 보조장치 시행 시의 2년 생존율은 84.5%이며, 심각한 뇌졸중이나 펌프 교체 등 주요 합병증 없는 2년 생존율도 76.9%로 고위험 심장이식 환자의 성적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만큼 좌심실 보조장치 치료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약 7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식습관의 서구화, 신체활동 부족 등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의 증가와 고령화로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심부전은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에서 입원과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80세 이상 유병률은 전체 유병률의 약 15배로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심장의 수축기능을 나타내는 지표인 좌심실 박출률이 감소한 심부전은 진단 받은 지 1년 이내에 4명 중 1명이 사망하고 5년 이내에는 2명 중 1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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