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 자해 경험이 있는 환자가 정신과를 방문해 진단을 받으면 자살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김혜현 박사, 고찬영 강사, 박유랑 교수 연구팀은 고의적 자해 환자가 자해 전후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자살을 시도했지만 생존하는 자살 생존율이 93.4%로, 정신과 진단을 받지 않는 경우보다 자살로 인한 사망 위험을 1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 당 자살자 수는 23.6명으로 OECD 평균인 11.1명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살의 주요 원인은 고의적 자해, 노령, 신체장애, 사회경제적 어려움 등이다.

특히 고의적 자해는 10~30대에서 사망원인 1위(약 4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살로 사망한 고위험군 데이터 접근이 어려워 고위험군의 자살 사망과 관련된 요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02년부터 2020년까지 고의적 자해(국제질병분류 코드 X60-X84)로 병원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5640명을 대상으로 정신과 방문과 자살로 인한 사망 간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3개 집단으로 나눠 생존분석의 한 종류인 콕스 회귀분석 모델을 이용해 분석을 진행했다. 5640명의 대상자 중 3821명은 고의적 자해 전 정신과 진단을 받았고, 755명은 자해 이후 정신과 진단을 받았다. 나머지 1064명의 환자는 정신과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았다.

분석결과 정신과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집단의 자살 생존율이 81.48%(867명/1064명)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치명적인 자해율 또한 56.39%(600명/1064명)로 가장 높았다.

반면 자해 사고 이후 정신과를 방문해 진단·치료를 받은 집단은 자살 생존율이 97.7%(738명/755명)로 가장 높게 확인돼 자살 위험이 가장 낮았다. 자해 사고 전 정신과 진단을 받은 집단에서도 자살생존율이 89.06%(3403명/3821명)로 높았다.

고의적 자해 전후 정신과를 방문해 진단·치료를 받은 경우 자살 생존율이 93.4%로 정신과를 방문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자살로 인한 사망위험을 10% 이상 낮은 것이다.

박유랑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은 이력에 따라 고의적 자해를 한 환자에서 사망률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자살예방 전략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2022-0-00064)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MIR Public Health and Surveillance, (IF 14.557)'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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