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해마 CA1 영역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핵심 역할
자폐 치료 해법 제시 기대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생쥐 행동 실험과 뇌신경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인식할 때 활성화되는 개체 인지 신경 세포와 인식된 개체와 관련된 가치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 세포가 해마의 CA1 영역에 존재한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쥐가 개체 간 차이를 구분하는 행동 실험 장치를 고안해 생쥐의 뇌신경 세포 활성을 분석하는 일명 ‘Go-NoGo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생쥐는 짧은 시간 서로의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개체를 구별할 수 있으며, 이것은 해마 CA1 상단부 영역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진행한 Go-NoGo 실험, 생쥐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무작위로 실험쥐에게 제시된다. 실험 쥐는 제시된 생쥐를 인식하고 물보상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기억하여 물보상 포트를 핥아서 응답
연구팀이 진행한 Go-NoGo 실험, 생쥐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무작위로 실험쥐에게 제시된다. 실험 쥐는 제시된 생쥐를 인식하고 물보상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기억하여 물보상 포트를 핥아서 응답

연구팀이 해마 CA1 영역에 신경억제물질을 주입해 해당 영역을 억제하였을 때, 실험 대상 생쥐가 제시된 쥐들을 구별하지 못했다.

또한, 뇌 심부의 신경 세포 활성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2광자 현미경(Two-Photon Micros) 을 이용해 서로 다른 생쥐를 구별해 인지하는 신경 세포가 CA1 영역에 있음을 규명했다.

나아가, 연구진은 개별 개체와 연관된 가치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 세포도 해마 CA1 영역에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런 가치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 세포의 활성은 생쥐와 아무런 상관없는 냄새(시트랄과 부탄올)를 연관시킨 행동 실험에서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이는 해마 CA1 영역이 사회적 연관 기억 형성에 선택적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생쥐를 이용한 개체 인지의 신경 기전 연구는 주로 해마의 CA2 상단부 영역과 CA1 하단부 영역에 집중한데 반해, 이번 연구에서 CA1 상단부 영역이 중요하게 기능함을 밝혀냈다.

또한, 기존 연구은 단순히 처음 보는 쥐와 친숙한 쥐를 구분하는 행동 실험에 그쳐, 실험 결과가 실제 개체 고유의 특성을 인지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해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 이용된 생쥐는 수컷 형제 쥐로 성별, 연령 및 유전적 구성이 동일하고 실험 대상 생쥐와 동일하게 친숙했다. 이는 오로지 개체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생쥐를 구별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험 결과의 높은 신뢰도를 시사한다.

이도윤 연구위원은 "긍정적 또는 부정적 상호 작용을 통해 얻은 개인에 대한 가치 정보가 우리 뇌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저장되는지를 최초로 밝혔다"며, "우리 뇌가 다양한 사회적 상호 작용을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는 타인에 대한 기억 및 연관된 정보를 처리하는 뇌 기능에 이상을 보이는 자폐와 같은 정신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IF: 17.694)’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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