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발서기 10초 미만이면 20초 이상 노인보다 치매 위험 2배 높아

균형 장애가 있는 노인의 경우 장래 치매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왼쪽부터 중앙대광명병원 오윤환 교수, 서울대학교 김혜준 연구원, 차의과대학 정석송 교수
왼쪽부터 중앙대광명병원 오윤환 교수, 서울대학교 김혜준 연구원, 차의과대학 정석송 교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오윤환 교수, 제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서지영 교수, 서울대학교 김혜준 연구원, 차의과학대학교 정석송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에 등록된 14만3788명 노인 인구의 건강검진 결과를 9년간(2009-2017) 추적 관찰해 균형 장애와 새롭게 진단된 치매 발병률의 연관성을 조명했다고 밝혔다.

운동 장애는 노화와 동반해 관절, 근육, 말초 신경 변화뿐 아니라 중추 신경계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인지기능 저하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치매와 운동 장애로 인한 균형 장애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가 이뤄진 바 있으나 연구대상자 수가 적거나 이미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는 환자 대상의 연구라는 점에서 장래에 발생할 치매 위험과 현재의 균형조절 능력 사이 연관성을 확인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9년에 걸친 대규모 종단 연구로 현재 인지기능 장애가 없지만 균형 장애(외발서기 10초 미만)가 있는 노인의 경우 균형 장애가 없는 노인(외발서기 20초 이상)에 비해 장래 치매 발생 위험이 2배가 넘게 높다는 사실(HR, 2.04; 95% CI, 1.88–2.21; p <0.001)을 확인했다.

치매 아형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의 경우는 그 위험이 2배(HR, 2.00; 95% CI, 1.84–2.18; p <0.001), 혈관성 치매의 경우 3배(HR, 3.00; 95% CI, 1.94–4.63; p <0.001)에 달했다.

오윤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균형 장애 여부가 이전 뇌졸중이나 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노인 인구에서 장래 발생할 치매의 발병 위험에 대한 중요 예측 인자일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혈관성 치매 위험도와 두드러지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라고 밝혔다.

정석송 교수는 “노화는 전두엽과 피질 하부, 그리고 두 영역의 연결에 영향을 미치며 노화로 인한 뇌의 미세 혈관 변화는 뇌실주위 백질과 기저핵에서 잘 발생한다”며 “최신 연구들은 이런 혈관 변화가 뇌의 전두엽과 피질하 영역 사이 연결에 손상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혈관변화는 인지 기능 저하와 운동 능력 손상과의 연관 기전을 설명하며, 본 연구에서의 높은 혈관성 치매 위험에 대해 설명을 제공한다” 고 설명했다.

서지영 교수는 “균형 장애와 치매 위험의 증가에 대한 이번 연구의 결과가 노인의 치매 조기 진단을 돕기 위한 기회의 창을 제공할 수 있어 보인다”며 “균형 조절 능력에 대한 조기 선별 검사는 다른 신체적, 인지적 지표와 함께 활용시 치매 위험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IF: 6.4)'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