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광주센터 정혜종 박사 연구팀이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홍성출 교수, 미국 로스앤젤레스 SNJ Pharmaceutical 김현진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단백질, 펩타이드, 저분자 등 모든 종류의 약물에 대해 생체이용률을 높여, 경구 복용을 통해서도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약물이 체내로 흡수되는 효율을 생체이용률이라 한다. 신약 후보물질 중 70% 정도가 약효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생체이용률은 15% 미만으로 매우 낮아 신약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버려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니클로사마이드인데 코로나-19를 포함해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병 치료에 효능이 탁월한 약물 후보물질이지만 물분자와 결합이 힘든 소수성이기 때문에 생체이용률이 저조해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었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인체 콜로스테롤 항상성 유지를 담당하는 담즙산의 생성·순환 과정을 모사한 약물 전달 기술이다.

담즙산은 마치 세제와 유사한 역할을 해서 소수성 물질을 나노 수준으로 녹게 한다. 장에 도달한 대부분의 담즙산은 장간순환에 의해 간으로 재흡수돼 혈류로 돌아 체내에 전달된다. 

이러한 나노 전달체 기술을 적용한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우스에 경구 투여 후 혈액에 남아있는 약물 입자의 양을 관찰한 결과, 생체이용률이 38.3%로 나타났다.

즙산의 생성·순환 과정을 모사한 나노 전달체 기술 모식도
담즙산의 생성·순환 과정을 모사한 나노 전달체 기술 모식도

이는 동일한 조건의 비교 실험을 통해 나타난 순수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의 생체이용률(4.8%) 보다 약 8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또한, 약물 투여 후 7일 동안 나타난 햄스터의 체온 및 체중의 변화도 살펴봤다. 약물을 투여하지 않거나 순수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이 투여된 대조군의 햄스터는 4일 만에 모두 죽었다.

반면 나노 전달체 기술이 적용된 니클로마사이드 약물 실험군의 햄스터는 정상 체온 및 체중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해당 기술은 소수성의 저분자 약물은 물론 그 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 왔던 각종 단백질과 펩타이드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도 고효율로 체내에 전달시킬 수 있어, 차세대 신약 개발에 대한 응용성이 높은 원천 기술이다. 

정혜종 박사는 “현재 항비만 펩타이드 또는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들로부터 관련 기술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조만간 니클로사마이드가 각종 바이러스는 물론,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치료에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감염병 치료제 분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IF=10.8)'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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