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최희정 교수 연구팀이  극저온 전자 현미경 기술을 이용해 후각수용체 OR52 패밀리의 활성화 메커니즘을 발표했다.

서울대학교 최희정 생명과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최희정 생명과학부 교수

후각수용체는 인체 내에서 냄새를 인지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하는 세포막 단백질로 외부의 냄새물질(odorant)과 결합하여 후각 신경세포의 탈분극을 일으킨다. 

사람의 경우 약 400 종의 후각수용체가 존재하는데 현재까지는 이 중 단 하나의 후각수용체의 활성 상태 구조만이 밝혀져 있다.

특히, 비활성 상태의 후각수용체 구조는 알려진 바 없어 냄새물질의 결합 과정 및 냄새 인지의 분자적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후각수용체 OR52 패밀리의 활성 및 비활성 상태 구조를 밝힘으로써 후각수용체의 냄새물질 인식과 이에 따른 활성화 기작을 밝히고자 했고 후각수용체 OR52 패밀리를 대표하는 아미노산 서열을 가진 OR52 consensus (OR52cs) 수용체에 후각물질과 G 단백질이 결합한 활성상태의 구조를 규명했으며 더불어 아무런 후각물질이 결합하지 않은 비활성 상태의 후각수용체 구조를 밝혔다.

이러한 후각수용체의 구조적 정보 및 작용기전은 향수 및 식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위험 물질 감지 및 전자 코 개발등의 다양한 산업분야에서의 활용도 기대할 수 있다.

후각수용체 OR52cs가 냄새물질과 결합하기 전의 비활성 상태 구조(왼쪽)와, 냄새물질 및 G 단백질과 결합한 활성 상태 구조(오른쪽) 규명
후각수용체 OR52cs가 냄새물질과 결합하기 전의 비활성 상태 구조(왼쪽)와, 냄새물질 및 G 단백질과 결합한 활성 상태 구조(오른쪽) 규명

연구팀은 후각수용체 OR52cs에 냄새물질(octanoate)과 세포 내 G-단백질까지 결합한 활성상태 후각수용체 복합체의 구조를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M)을 통해 규명함으로써, 후각수용체가 어떻게 특정 냄새물질을 인식하는지에 대한 작용 기전을 분자수준에서 제시했다.

또한, 냄새물질이 결합하지 않은 즉, 후각수용체가 후각물질에 의해 활성화 되기 이전의 비활성 상태의 후각수용체 구조도 극저온전자현미경을 통해 규명했다.

비활성 상태의 후각수용체 구조는 지금껏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GPCR 구조로 막횡단 헬릭스 (TM helix) 5번과 6번 사이가 크게 벌어져 있었다.

이에 본 연구진은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 (MD simulations) 및 세포기반 실험 결과를 통해 TM5-TM6 사이의 벌어진 틈을 통해 냄새물질이 후각수용체에 결합하고 냄새물질이 결합하면 후각수용체의 구조변화를 통해 벌어졌던 틈이 닫힌다는 후각수용체의 활성화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즉, 후각수용체의 TM6가 마치 게이트로 작용하여 냄새물질이 결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세포 바깥쪽 냄새물질 결합부위가 열려있고 대신 세포 안쪽의 G-단백질 결합부위는 닫혀 있다가, 냄새물질이 결합하게 되면 냄새물질 결합부위는 닫히고 G-단백질 결합부위는 열려서 세포내 G-단백질이 결합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활성화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보고된 바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GPCR 활성화 메커니즘으로 후각수용체만의 독특한 작용 기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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