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이창준 단장, 세브란스병원 윤미진 교수, 신경외과 강석구, 장종희 교수 연구팀

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윤미진 교수팀, 신경외과 강석구, 장종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뇌종양 환자의 종양 주변부에 발현하는 반응성 별세포의 대사 매개 물질인 아세트산의 항진을 영상화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공동 연구팀은 이 기술로 종양 미세환경의 에너지 대사 기전을 밝혀 새로운 뇌종양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종양 미세환경에서 종양세포 유래 아세트산을 이상 과다 흡수하여 일어나는 반응성 별세포화 기전 / IBS
종양 미세환경에서 종양세포 유래 아세트산을 이상 과다 흡수하여 일어나는 반응성 별세포화 기전 / IBS

환자의 치료 예후가 나쁜 악성 종양으로 알려진 교모세포종의 주변부에서도 반응성 별세포가 발현하지만, 종양세포와 반응성 별세포 간 대사 기전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뇌종양의 종양 미세환경까지도 영상화할 수 있는 기술로 탄소11-아세트산(11C-acetate)을 활용한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을 제안했다.

11C-acetate는 아세트산을 흡수하는 세포를 영상화하는 방사성추적자로, PET는 이 방사성추적자가 방출하는 양전자를 측정해 영상으로 시각화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유래한 종양 조직 이식 동물모델로 종양 미세환경을 영상화하여 분석한 결과, 아세트산이 종양세포보다는 주변에 형성된 종양 미세환경, 특히 반응성 별세포에 의해 대부분 흡수되는 것을 밝혀냈다.

종양세포는 계속 분열하기 위해 기본 에너지원이 되는 포도당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이용해 빠른 에너지 대사 과정을 거치고 이러한 대사 과정의 부산물로 아세트산을 생성해 배출했다.

이렇게 생성된 아세트산은 별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모노카복실산 수송체1(Monocarboxylate transporter 1, MCT1)에 의해 흡수되고, 과도하게 흡수된 아세트산이 반응성 별세포화를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반응성 별세포화나 MCT1의 발현을 억제하면 종양 미세환경의 아세트산 대사가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교모세포종(고위험군) 환자와 성상세포종(저위험군) 환자에서 관찰되는 11C-아세트산 PET와 MRI 이미지 / IBS
교모세포종(고위험군) 환자와 성상세포종(저위험군) 환자에서 관찰되는 11C-아세트산 PET와 MRI 이미지 / IBS

또한, 연구진은 뇌종양 환자에서 11C-acetate PET 촬영으로 확인된 종양 미세환경 부위(아세트산 과다흡수 부위)가 MRI로 촬영된 종양 부위에 비해 클수록 환자의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음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뇌종양의 치료는 MRI로 구분된 종양을 수술로 절제하여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나, 이러한 결과는 뇌종양 치료를 위해 종양 미세환경의 제거가 중요함을 보여준다.

특히, 종양의 진행과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응성 별세포와 종양 줄기세포 부분을 외과적 수술로 절제하는 것이 성공적인 치료에 핵심임을 시사한다.

윤미진 교수는 “11C-acetate PET 영상은 뇌종양을 진단하고 수술 절제 부위를 결정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라며, “종양 미세환경을 구분하여 제거할 수 있다면, 종양의 재발을 막아 환자의 예후가 훨씬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1C-acetate PET와 같은 분자 영상 기술은 질병의 진단과 동시에 치료를 수행하는 신개념의 진단․치료 기술인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가 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창준 단장은 “다양한 뇌병변에서 나타나는 반응성 별세포화의 기전을 이해하면 뇌질환 극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종양 미세환경에서 나타나는 반응성 별세포화가 에너지 대사의 결과로 유도됨을 새롭게 규명했다”라고 밝혔다.

이어“종양세포와 함께 종양 미세환경을 구성하는 반응성 별세포, 종양 줄기세포, 주변 신경세포 등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펴보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종양학회지 ‘Neuro-Oncology’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