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정훈 박사 연구팀이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을 이용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영상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중 하나인 카스12a 단백질과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를 접목한 새로운 바이오 소재를 개발, 지르코늄-89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추적해 유전자 가위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카스12a 단백질과 지르코늄-89를 접목한 바이오 소재 개발, 유전자 가위의 추적과 치료에 대한 모식도 / 논문발췌
카스12a 단백질과 지르코늄-89를 접목한 바이오 소재 개발, 유전자 가위의 추적과 치료에 대한 모식도 / 논문발췌

따라서, 특정 DNA로 찾아가는 유전자 가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3.3일로 체내에서 오래 머물지 않아 안전한데다, 생체물질을 추적하는 데 적합하고 다른 물질과 결합하기 쉬운 특징이 있다.

하지만 유전자 가위는 분자 크기가 크고 구조가 복잡하여 다른 물질과 결합하는 것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적절한 배양 온도, 시간 등 최적의 조건을 찾아 유전자 가위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지르코늄-89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간경화 치료를 목적으로 진행됐다. 간경화에 악영향을 주는 콜라겐의 증식을 억제하도록 고안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했다.

이 유전자 가위와 지르코늄-89를 합성한 후 체내에서 잘 전달되도록 지질 나노입자로 둘러싸 캡슐화해 정맥주사로 간에 전달했다.

이 과정을 PET 영상으로 확인하면 유전자 가위의 작용 여부를 알 수 있다.

향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모델링하기에 따라 암과 같은 여러 질환의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약의 이동과 치료 효과를 즉시 파악할 수 있어 신약 기술 개발이나 연구 등에 활발히 사용될 수 있다.

박정훈 실장은 “앞으로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와 바이오 소재 기술을 기초연구 분야와 접목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계속해서 도출해 내겠다.”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과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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