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사이에선, 환자는 ‘애 아니면, 노인’이라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는 병원에 가기 싫어도 엄마에게 끌려오니, 병을 놓치는 일이 없다. 그러다가 사춘기 좀 끝나갈 무렵(자기가 어른스러워 졌다고 제멋대로 느낄 무렵 --;)이 되면, 크게 아프지 않는 이상 병원과는 담을 쌓고 지내게 된다. 그리고는 병을 잘 키우고 보살펴 크게 되었을 쯤, 노인이 되어서야 병원에 찾아오게 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위원인 정영호, 고숙자씨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이 평생 쓰는 의료비의 평균은 7415만원, 여성의 경우에는 8787만원이란다. 여성의 평균 연령이 남성보다 길다보니, 의료비도 여성의 경우가 더 많게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의료비의 절반 가량을 65세 이후에 쓴다고 분석했다. 결국 고령화가 더 진행되면, 평생 의료비도 더 늘어나고, 65세 이후에 쓰게 되는 의료비의 비중도 덩달아 더 늘어갈 거란 얘긴데..



의사들이 100일 밤낮을 떠들어봐야, 젊고 건강하고 한창 일하기에 정신없는 분들은 건강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우선, 가깝게는 내 막내 동생이 그렇다. 허리가 36인치를 넘어가는 모양인데도, 형이 운동 좀 하라는 얘기를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물론, 누구나 핑계는 있다. 그 나이에 안 바쁘면, 오히려 사회적 민폐겠다. 하지만, 안타까운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나마 사회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다이어트 쪽으로만 지나치게 쏠려있는 것도 걱정이다. 비만이 성인병에 가장 큰 위험 요소임을 감안하면 다행스러운 대목도 있지만, 문제는 건강이 아닌, 몸짱에 포커싱 된 다이어트는 오히려 건강을 포기하면서라도 획득해야하는 숙제로 인식되는 것 같아 우려된다.

요즘 글을 쓰면서 고민이 하나 있다. 어떻게 하면 소주로 밤새 위장관 세척을 해도 다음날 아침 7시면 감쪽같이 출근하는 젊고 팔팔한 영혼들에게 좀 더 일찍 건강에 관심을 갖게 하느냐는 거다. 평생 들어가는 진료비의 연령별 지출 비중을 65세에서 최대한 끌어 내릴 수 만 있다면, 큰 병도 예방하고 평생 총 진료비 또한 줄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절대 강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게 우리 부모님이 잔소리를 하셔도, 나까지 막내에게 두 번 강요하지 않는 이유고,  또, 내 글이 갈수록 유치짬뽕 해지는 까닭이다. 연애 관련 주제나 방송 관련 글은 아니지만, 키득키득거리며, 읽을 수 있게 쓰다보면,  우리나라 이, 삼, 사십대 누리꾼들 건강에 쵸큼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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