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킹의 혁명이 건강의료 분야에 다가오고 있다.  동시에 새로운 인터넷 기술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기적절하고 개인적인 건강정보를 온라인 상에서 찾을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환자들이 일단 인터넷에 접속하면 이메일 통한 토론그룹에 참여할 수 있으며, 가상의 동호회나 그룹을 통해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동시에 치료와 진료의 영역을 넘나들기 시작한다.  또한, 전통적인 웹 사이트들도 정적인 데이터만 제공하기 보다 사용자들이 쉽게 자신들의 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블로그, 포드캐스트, 최적화된 검색엔진 등을 개발해서 제공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적절한 건강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Pew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 2009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1%가 온라인 건강정보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2000년 조사의 25%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들은 단순한 건강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찾아 보고 있다. 특정 질환이나 치료법, 약물, 의사나 병원의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한다. 최근에는 검색엔진 구글을 활용하는 환자들을 구글환자(google patients)라고 부르거나 E-patients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들은 소셜 미디어인 위키피디어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또는 블로그 등을 활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Manhattan Research Data 2007년 자료에 따르면 이른 Web 2.0의 대표적인 웹 도구를 활용하는 의사들도 245,000명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Web 2.0 도구를 활용해 건강 정보를 제공하거나 상호 소통, 교육 또는 컨텐츠 제작을 협력하는 것들을 Health 2.0이라고 부른다.

Web 2.0이라는 단어가 실제 기술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 보다 마케팅적인 구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듯, Health 2.0 역시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런 비판도 있을 수 있으나 Web 2.0과 Health 2.0의 근본적인 핵심은 사람들의 변화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Web 1.0이라고 부르던 2000년 이전의 인터넷은 사용자도 많지 않았고 정보 생산자들은 지면에 있는 정보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 그런 정보제공자들도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인터넷의 정보의 양과 질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Web 2.0의 시대라고 부르는 지금의 인터넷은 기술의 발달로 전세계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대부분의 가정에 인터넷 회선이 연결되어 있다. 무어의 법칙으로 설명되는 하드웨어 가격의 하락으로 10년전에는 수백만원을 넘는 디지털 카메라가 인터넷 설치 사은품으로 제공되며 웹서비스 제공자들은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인터넷 접속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남기거나 자신이 만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블로그 서비스와 최근 열풍인 마이크로 블로그 (미투데이, 트윗터),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유스트림, 다음 TV 팟)들이 무료다. 저렴해진 하드웨어와 회선 유지 비용 덕분에 무료 서비스는 늘어가고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기까지의 진입장벽은 점점 낮아지고 그에 따라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런 인터넷의 변화는 의료분야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정보의 불균형이 심했던 의료제공자와 소비자 사이의 간극이 인터넷을 통해 좁아지고 있다. 의사가 임상경험과 근거 중심의 학술자료를 가지고 환자를 대하는 것은 변화가 없지만, 환자들은 과거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리더스 다이제스티브와 같은 건강잡지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였던 것에 비해 지금은 의사와 같은 의학 저널을 읽을 수 있고, 나와 비슷한 환자들을 직접 검색하거나 환우회를 통해 만날 수 있으며, 심지어는 내일 만날 의사가 어떤 논문을 썼는지 검색하기도 한다.


Copyright 2007 by Kwangmo Yang, MD. under the Creative Commons Non-Commercial Attribution 2.5 License

이런 변화가 의사들에게는 낯설고 때로는 피곤하기도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EHR시스템 또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PHR 시스템은 같은 질병의 환자들이 쉽게 커뮤니티를 만들게 하고 또 나에게 적합한 의사나 병원을 찾게 해줄 것이다. 환자 중심의 의료로의 개편은 의료의 가격과 질에 있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보급은 인터넷의 보급이 확산된 것 이상으로 의료 소비자들에게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위치기반의 서비스와 카메라는 의료소비자들이 병원에 대한 후기를 남기기 쉽게 만들고 있으며 원하는 병원을 검색하고 증강현실로 길을 안내해주기도 한다. 또 강력한 소셜네트워킹 기능을 가지고 있어 소비자들 간의 정보 교류는 더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다 보니 국내보다 이런 변화를 일찍 경험했던 미국에서는 소셜 웹을 활용한 공중보건 활동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수많은 개인 미디어들과 기업 미디어들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또 굳이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아도 스스로 미디어를 운영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유튜브에서, 트윗터에서, 페이스북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정보를 만날 수 있으며 이들은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국민건강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더불어 신뢰를 쌓아나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컴퓨터를 켜는 순간 수많은 정보들에 노출된다. 연예인 이야기부터 별 근거가 없는 건강 정보까지 다양하다. 이제는 양질의 정보를 생산해서 홈페이지에 쌓아놓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많은 정보 속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제는 소셜 웹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중 보건 향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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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건강정책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자료집에도 수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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