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와 관련한 언론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팔로어 수에 기반을 둔 영향력 평가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언론기사를 많이 보게 됩니다.  특히 최근 정치인들의 트위터 참여와 관련하여 이들의 활동의 정도를 팔로어수로 판단하는 듯한 글을 보면서 다소 심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입니다.  각각의 트윗을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있는 것이고, 이를 매개하는 것이 트위터라는 플랫폼입니다.  전달은 시간 및 접속여부에 관계없이 이루어지며, 그런 이유로 실제로 전달되지 않고 사라지거나 보는 사람들이 무심코 넘겨버리는 트윗들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 보게 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며, 원래 트윗을 올린 사람이 잊어버릴 즈음에 다른 사람들에 의해 리트윗의 형태로 전파되거나, 최근에는 전통언론 채널을 통해 재유통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런 모든 경우에 분명한 것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에서 받는 사람의 수를 정량화한 팔로어(follower)를 측정의 정량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일견하기에는 이해할만 합니다.  그렇지만, 최근 HP 연구소에서의 연구에서도 드러나듯이 실제로 트위터 활동 자체의 평가에 팔로어수와 영향력(influence)에는 큰 괴리가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리트윗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트윗을 인용하는지에 대해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이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트위터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용자들은 트위터를 자신의 입장을 전파하는 미디어로 사용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망을 넓히는 용도로 이용하며, 어떤 사람들은 커다란 집단 채팅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경우에 활용하는 습관이 다른 데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팔로어수를 인기도로, 리트윗이 얼마나 많이 되는가를 영향력으로 파악하는 단순한 생각은 자칫 커다란 왜곡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팔로어나 리트윗 정도나 결국은 측정이 가능한 계량화된 수치에 불과합니다.  생각보다 팔로어를 늘리는 것은 쉽습니다.  그리고, 리트윗이 많이 되는 트윗을 골라서 하기도 쉽습니다.  이를 수치로 보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입니다.  특히 팔로어 수가 중요시 되는 것 같으니까 사람들의 맞팔 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팔로어수만 늘리는 작업을 노골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이런 도구나 노하우를 마치 엄청난 자산인양 포장하고 판매하려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일부 트위터러들은 맞팔과 언팔을 반복하면서, 이런 왜곡에 앞장서고 있고, 이러한 트위터 문화의 왜곡은 언론들의 무분별한 팔로어수 비교하기를 통해 증폭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트위터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입니까?  단순히 이런 수치를 늘리는 것인가요? 특히 기업 트위터 같은 경우에도 이런 것에 매몰되는 경향을 보면 이것은 정말 아니다. 싶습니다.  결국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효율적으로 돌려주는 것이 목표가 아닌가요?  팔로어수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늘린다고 뭐 그리 대수란 말입니까?
 
문제는 인기도나 영향력의 이름으로 이런 계량화된 수치가 지나치게 무분별하게 이용되고 있는데, 이것이 지나치게 단순화되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 군중의 수를 파악하는 것은 실제로 이들이 어째서 모여있는가?에 대한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습니다.  이렇게 모인 군중은 일시적인 허수와 거품에 불과하며, 이들의 진정한 가치와 이유를 느낄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중요한 뉴스를 하나 트윗해서 엄청난 리트윗이 발생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그 뉴스가 중요했던 것이지 그 사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런 뉴스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과도한 단순수치화를 통한 왜곡이 심각하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팔로어 수나 리트윗 정도가 불완전한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는 트윗을 보내는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의도나 의미, 그리고 듣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공감 및 신뢰의 정도와 같은 질적인 부분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없이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수치는 결국 왜곡을 낳게 됩니다.

물론 기업 트위터의 경우에 성과와 관련한 측정이 있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팔로어 수나 리트윗 정도 등의 수치가 활용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수치는 트위터 사용자들의 동기나 의도에 대해 아무것도 이야기해줄 수 없습니다.  어떤 트위터 사용자들은 팔로잉을 하는상에 대해 단순히 맞팔을 하기 위해 팔로할 수도 있고, 신뢰를 할 수 있어서 할 수도 있으며, 그들의 전문성에 끌렸거나, 단순히 유명인이어서 팔로했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수치로는 팔로어들이 어째서 이들을 팔로했고, 그들의 트윗을 읽고 퍼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량적인 것 이외에 정성적이고 실제로 어떤 커뮤니케이션들이 이루어졌고, 좋은 사례 등을 발굴하고 이를 기업 또는 개인활동에 접목한 것들에 대해 더욱 중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트위터들도 이런 정성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리포트를 작성하거나, 트위터 활동의 목표로 삼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서나 '영향력'이라는 것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보다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아무리 팔로어가 많아도, 트윗을 올리는 사람의 영향력은 트윗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를 소중하게 여기고 받아들이며, 또한 소통을 하는지에 의해 결정됩니다.  영향력은 결국 트윗을 올리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행동과 철저히 결합된 형태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HP의 연구결과는 팔로어 수로 대표하는 인기도(popularity)와 영향력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퍼지는 정보는 결국 네트워크의 참여하는 개개인의 역할에 의해서 영향력이 결정되며, 여기에는 적극적인 사람들의 참여가 필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와 고민이 이루어지겠지만, 최근의 설익은 수치화에 대해서는 아무리 충분히 경계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참고자료
Influence and Passivity in Social Media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