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첫 째라서 그런지 어머니께 많이 맞고 자랐습니다. 맞는 것 뿐 아니라 심지어는 팬티만 입고 대문 밖으로 겨나기까지...^^; 제가 나이 50 이 다 되어 70이 넘으신 어머니께 "저..참 많이 맞고 자랐지요? 그 때 먼지털이가 너덜너덜 했던 기억이 나니 말이지요..." 라고 말씀드리면 어머니는 지금도 "때리기는 뭘 때려! 그 먼지털이는 겁주려고 방바닥을 때려서 그렇게 너덜너덜해 진거지..그리고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내가 그랬으니 지금 너 정도 된거야!"라고 해서 제 말문을 막아버립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도 맞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누가 좋아하겠습니까만...-_-) 사촌형님들이 군대에서 맞았던 얘기를 자주 하는 바람에 어린 늑대별은 "절대 군대를 안 가겠다.."라고 마음을 먹기까지 했답니다. 뭐...초등학교때까지는 꽤 잘 나가던 늑대별이었기 때문에..학교에서 맞을 일도 없었고 무난하게 잘 지냈지요.

중학교 2학년 때 어느 날이었습니다. 부반장이었던 늑대별은 평소처럼 아침자습시간에 책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느 남자선생님이 복도를 지나다가 우리 반에 불쑥 들어옵니다. 그러더니 아침자습 분위기가 안 좋고 시끄럽다고 반장을 찾습니다. 마침 반장은 화장실을 갔는지 자리에 없고...그러면 부반장이 어디있냐고. 저라면서 나갔더니 다짜고짜 뺨을 후려갈깁니다? 부반장이면 자습분위기를 잘 잡아야지 뭐하고 있느냐면서. 와~ 정말 눈에서 불꽃이 일더군요. 맞은 것도 맞은 것이지만 하필이면 모욕감을 가장 느낄 수 있는 뺨을...그것도 모든 아이들이 보는 교단에서...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 선생님이 나간 후...싸늘해진 분위기에서 늑대별은 아이들에게 경고를 했습니다. 떠들지 말라고. 떠들면 가만 안 두겠다고. 황당한 체벌을 받은 늑대별은 그야말로 격앙이 되어 있었지요. 분위기에 놀란 아이들은 잠시 조용했지만...중학교 2학년 남자 아이들이 얼마나 그 분위기를 지탱하겠나요. 눈치없는 어떤 녀석이 다시 까불고 떠들기 시작했고. 그 녀석은 저한테 불려 나왔습니다. 설마설마 했던 그 아이를 저는 몽둥이로 사정없이 엉덩이를 때렸고 나름, 야구를 한다고 스윙연습을 하던 늑대별의 몽둥이에 그 친구는 정말 악 소리를 내며 거의 쓰러지다시피 기어들어갔습니다. 그 때...그 친구의 원망스런 눈빛이 무려 30년도 지난 지금에도 눈에 선합니다. 많이 미안하지요...

체벌을 반대하는 이유도, 체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다들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체벌이 되었든 또는 반성문이나 벌점의 제도가 되었든 벌의 목적과 운용상의 체계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체벌이든 아니든 그 벌을 받는 학생이 모욕감을 느끼거나 납득을 하지 못 할 때는 그 벌의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반감이 생겨 그 학생을 폭력적으로 변하게 하거나 더 삐뚤어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적인 체벌은 폭력에 다름 아니고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기 마련이잖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체벌이 없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에 체벌을 최대한 피하되 불가피한 경우라면 규정된, 그리고 잘 규제된 체벌의 형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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