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이다. 참 세월이 빠르기도 하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한 <도로시의 집> 무료진료소고 문을 연 지도 세 해가 넘었다. 일차진료를 보는 곳이라 수술이나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인 경우는 알로이시오 기념병원에 의뢰해 진료를 이어왔다. 어쩌면 기적 같은 일이었다. 처음 일을 벌일 때는 얼마나 가겠냐, 무리다,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재정도 안정되고 사업을 김해지역까지 확대하여 잘 진행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와 도움으로 지금까지 왔다.







최근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그동안 이주노동자들이 가톨릭센터에서 영어미사를 마치고 같은 건물 6층에 있는 진료소를 찾았다. 접근성을 고려해서 가톨릭센터에 터를 잡았던 것이다. 가톨릭센터 소극장은 성당이 아니다. 그동안 이주노동자들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래서 내년에는 미사를 초량성당에서 보게 될 것 같다. 노동사목 전담신부를 성당의 주임신부를 발령을 낸다고 한다. 그래서 <도로시의 집> 진료소가 접근성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일반진료, 치과진료, 물리치료에 필요한 기구들이 차지할 공간을 옮기는 성당 근처에 있느냐는 것이다. 그냥 지금처럼 가톨릭센터에 있으면, 이주노동자들이 미사를 성당에서 마치고 진료받기 위해 버스를 타고 와야 한다는 애로점이 생기게 되었다. 다음 주에 이 문제로 <도로시의 집> 의료팀 자원 활동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할 예정이다. 지금 이대로 있으면 딱 좋겠는데 걱정거리가 생겨 흰 머리칼이 더욱 희어지게 생겼다.





겨울 옷 바자회가 있던 일요일. 진료소의 모습을 담았다. 이주노동자의 혈압을 재고 있는 수녀.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하는 수녀. 청진기를 꼽고 혈압을 재는 수녀는 간호사 출신이다. 진료할 환자를 기다리며 앉아 바라보는데 그 느낌이 참 색 달랐다. 두 분 수녀는 매월 한 주를 맡아서 봉사를 해 주신다. 치과 진료는 여전히 인기 만점이다. 물리치료실에서는 물리치료와 한방치료를 함께하고 있다. 진료소 문을 연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만 삼년이 넘은 것을 보면 세월은 쏜 화살과 같다. 일이 잘 마무리되어 이주노동자들과 지역의 어려운 환자들에게 지속해서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플라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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