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사람"을 나누는 것도 자신의 기준을 따르기 마련이다.





모두 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누지야 않겠지만, 적어도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보려는 성향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임상)의사들은 아무래도 사람을 볼 때





 

이렇게 두 부류로 나누게 되기 쉬운 것 같다.


즉, 사람을 나누는 "의사의 이분법"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의사들이 멀쩡한 사람도 환자 취급하고 있다거나 환자가 아니면 무시한다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이분법은 그동안 우리 시대와 문화가 만든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보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다른 일로 만난 사람들도 나를 의사라고 알게 된 사람들은 "어, 나도 아픈 데 있어요"라거나 "저도 진찰 좀 받아봐야
하려나요?" 하는 식으로 (물론 농담이지만) 자연스럽게 말하는데,  이 행동의 이면에는 의사와 자신과의 관계를 "환자"라는 상태를 중심으로 해서
환자인가-아닌가 하는 두 부류로 분류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인식이 있다.


의사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이런 인식이 당연히 자리잡을 정도니, 당연히 의사들에게도 이런 분류 기준은 저 머릿 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진료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들이대게 되는 기준은 거의 분명히 이럴 것이다.






물론, 치료나 진단에 있어 분명한 기준과 시각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부터 효율성을 가장 중요시하던 의료에 있어서는 환자와
환자가 아닌 사람의 구분을 빨리, 잘 하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크게 그룹짓던 것을 고쳐 최대한 개인별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개인을 이해하기 위한 관점과 정보의 변화가 단지 "인간적이고 따뜻한 것"이 아니라 결국 그 분야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주는
강력한 힘이자 효율성으로 입증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의사들의 관점도 변화되어야만 한다.


어떤 사람이든 "환자분"이라는 통칭으로 정의하는 순간부터 그 사람의 개성이나 개인적인 배경은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게 된다는 사실을
무섭게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특히, 진료 과정중에서 어떤 문제나 의사가 생각하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 보일 때에도










"왜"에 대한 답을 찾아 내는 과정 중 생각의 범위를 매우 다르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야기의 주인공인지, 어떤 마음의 소유자인지, 어떤 아름다운 기억이나 슬픈 기억이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꿈꾸는지...


등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이해하고 고려하면서 답을 찾으려는 것과, 환자로서의 특성만을 생각하고 몇 가지 진단적 기준에 넣은채을 찾아
보려는 것, 이 두 가지 중 어느 쪽이 더 발전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현재 의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치로서의 "전인적 의료"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바로 이 "전인적 의료"를 이루기 위해 많은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하고, 또 많은 과제가 해결되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이야기한 의사의 이분법을 벗어나는 일이 아주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고와 인식이 행동을 결정하고, 행동이 결과를 낳고, 결과는 다시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런 모든 과정이 고착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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