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는 올해 나이가 만으로 여섯 살입니다. 선천성 심장기형이 있어 심장수술을 받은 수술자국이 가슴 한 가운데에 있지요. 수녀님 손을 잡고 진료실에 왔을 때 벌써 눈물을 그렁거리고 있었습니다. 귀 뒤 목 부위에 생긴 고름집이 탱탱 부어올라 아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시 수술을 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석호는 그동안 다섯 차례나 절개 배농술을 받았습니다. 고름을 빼내고 심지를 넣어 치료를 해도 반복해서 재발하고는 했습니다. 처음수술 때 너무 곪아 있었고, 고름의 위치가 안면신경이 나오는 뿌리부근에 있었습니다. 재발하자, 수녀님이 D대학병원에 가서 전신마취 하에 배농술을 시행했지요. 보름간 입원치료를 했으나 다시 재발하여 지난 해 3월에 수술을 했습니다. 약 열 달 만에 다시 재발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전신마취를 하고 고름을 빼내고 주위 염증조직을 안면신경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성스레 긁어주었습니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아침 회진시간에 수술부위를 소독하기 위해 병실에 들어갔더니 식판 위에서 산수공부를 하고 있더군요. 사칙연산 중에서 뺄셈을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막 풀려던 문제가 11-( )=6이라는 문제였어요. “석호야, 11에서 얼마를 빼면 6이야?”하고 물었더니 머뭇거립니다. “문제를 잘 풀면, 선생님이 안 아프게 치료해 줄 게.”

갑자기 석호가 동그라미를 11개를 그리더군요. 그리고는 하나씩 빗금을 6개를 치더군요. 그리곤 빗금이 없는 동그라미를 하나, 둘, 셋, 넷, 다섯하고 세고 난 뒤 답란에 5라고 적더군요. 회진에 따라왔던 수녀님, 간호사들 모두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아이고, 우리 석호가 잘 풀었네. 하하하.” 석호도 덩달아 싱긋 웃었습니다. 더 이상의 수술을 하지 않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추운 겨울 날씨에 따사로운 햇살이 병실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플라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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