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직원이 노후된 컴퓨터 교체를 요구해 새로운 컴퓨터를 구입하려고 고민하던 중 전공의 시절과 동료 전임의들의 컴퓨터 생각이 났다.

어느 조직이나 일을 시작할 때 거의 처음 하는 일이 컴퓨터 지급이다. 컴퓨터는 요즘 사무를 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장비고, 빨리 지급할수록 빨리 일을 시작하게 된다.

병원 업무도 여느 조직의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워드프로세스와 파워포인터, 엑셀을 매일 다루며 특히 전임의들은 논문 작업이 본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 문제. 여전히 병원 경영진들은 병원에서 의사들이 컴퓨터를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나보다. 아니면 전자 처방할 때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의료정보학회에서는 의사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컴퓨터 활용을 잘하는 것이 의사의 덕목 중 꽤 중요한 우선순위에 들어갈 것임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임상연구 및 논문 발표를 많이 한다고 하는 국내 유수 의과대학 부설 병원에서 전공의나 전임의에게 컴퓨터를 팍팍 제공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아! 물론 공용 컴퓨터야 적절(?)하게 배치한다. 전임의 두 명당 한대 정도의 처방이 가능한 컴퓨터를 놓기는 할 것이다. 그 한대로 논문도 쓰고, 자료도 찾고, 업무도 볼 수 있다고 믿는 것인지, 자비로 해결하기를 기대하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