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만성 폐색성 폐질환' 환자가 감소세에 있다는 기사를 보고 궁금했습니다. 단순히 기사의 내용만 살펴보면 분명히 좋은 일입니다만...아니 '만성 폐색성 폐질환'이 뭐지? 제가 알고 있는 질병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인데, 새로운 질병인가 하고 자세히 내용을 봤더니...
(아래의 사진은 특정 언론사나 특정한 포털과는 무관합니다.)





제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대한 정의와 일치했습니다. 처음에 궁금하게 여기게 된 이유는 비슷한 병명으로 '폐색전증'이라는 병이 있기 때문에 '폐색'이란 말이 약간은 혼돈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폐색'이란 용어도 존재하고, 용어의 정의도 '닫혀서 막힘'이라는 의미이기에 기자가 잘못 알고 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만...폐색의 영문 정의는 Blockade이고, 다른 신문사의 기사를 보아도 '폐색성'이란 용어가 그대로 나오기에 언론사측에 관련 정보를 제공한 심평원측에서 처음부터 잘못된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 추정합니다. (참고로 '폐쇄'의 정의는 closing, shut down, obstructive이고, '문 따위를 닫아걸거나 막아 버림'입니다.)




(천편일률적으로 '만성폐색성폐질환'이라 쓴 기사들의 목록)


<하지만, 의학에서 '폐색'이란 말은 혈관이나 어느 기관이 완전히 막힘에 주로 사용하는 것이고, '폐쇄'란 막히기는 하나 여유 공간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흐름은 가능한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만성폐색이란 있을 수가 없고,(그래서 급성 폐색전증!), 만성폐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심근경색'도 비슷한 예이지요. 심장혈관이 완전히 막혀서 심장근육이 썩는...>

아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본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대한 정보입니다. (국내 유수의 병원에서 제공하는 엄선된 정보네요.)



(Nav..사에서 제공하는 정보)





(Da..사에서 제공하는 정보)


솔직히 언론사측에서야 그냥 제공하는 정보만 간단히 기사화하면 되기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의학 분야에서는 용어의 정의가 매우 중요합니다. 단 한 글자만으로도 질병명이 바뀌고, 진단과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한글보다는 정확하게 지정된 의학용어, 의학영어를 같이 기재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늑대별님도 이와 관련한 포스팅을 하셨는데(http://cheilpkh.egloos.com/1795844), 그 때는 질병명이 어렵기라도 했지요. 기자들도 사람이기에 실수가 있을 수는 있지만, 최종적으로 기사를 내기 전에 검토 or 검색 한 번만 하면 쉽게 고칠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아니, 정보를 제공한 측이 무려 '심평원'이기에 그냥 무조건적으로 믿고, 기사를 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수정된 기사가 제대로 올라올지는 의문입니다. 그냥 단순히 용어만 바꿔서 다시 올리면 되는데...
그냥, 제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만이라도 정확한 용어를 알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만성 폐색성 폐질환이란 용어 자체가 없어요~!)


P.S.
설마, 건강 관련된 곳에서 잘못된 용어를 제공했을 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그냥 기사를 내신 것 같은데, 설마가 사람 잡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심평원측에서는 매우 매우 중요한 건강보험 심사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잘못된 의학용어를 사용한 정보를 자랑스럽게 제공했나 봅니다. 아니면, 관련하시는 분이 의학과는 전혀 무관계한 분들이시라 모르셨을 수도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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