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나가수의 음원이 차트를 휩쓸고 있고 일요일 저녁만 되면 포털에 나가수 관련 기사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지난번 임재범의 ‘여러분’ 공연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고 많은 청중들이 눈물을 흘렸다. TV를 통해 본 나조차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 정도로 멋진 무대였다.

이번 주 무대에서는 하차한 김연우와 임재범을 대신해 JK김동욱과 옥주현이 출연했다. 새로운 참가자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많았지만 특히 옥주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딱지와 함께 다이어트와 성형을 통해 확 달라진 외모, 슈퍼스타K에서 선배가수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평이라든가 무개념 운전사진 등 많은 이슈를 몰고 다녔기에 안 좋은 이미지가 많이 쌓였던 것이다. 물론 잘못한 일도 있지만 어찌 보면 마녀사냥의 희생자였다.



그런 그녀를 나가수에 출연시키기로 하자 불똥은 PD에게까지 튀었다. 많은 시청자들이 옥주현을 노려보고 있는 상황이다. 어디 한 번 불러봐라. 뭐 꼬투리만 잡히면 대규모의 마녀사냥이 시작될 기세였다. 마침내 경연은 시작되었고 옥주현은 이승환의 ‘천일동안’을 불렀다. 결과는? 청중은 눈물을 흘렸고 옥주현이 21.5%의 득표율로 1등을 했다.





“네가 만약 외로울 때면 내가 널 위로해줄게.”

옥주현의 ‘천일동안’을 들으며 나는 또다시 눈물이 맺히는 것을 느꼈다. ‘천일동안’은 정말 많이 들어왔고, 또 많이 불렀던 노래다. 이 노래가 왜 나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했을까.

임재범의 ‘여러분’을 듣고 눈물을 펑펑 흘리는 청중을 보며 나는 그들이 정말 외로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외로워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그 외로움을 임재범의 노래가 위로했던 것이다.

“네가 만약 외로울 때면 내가 널 위로해줄게.”


사는 게 힘들어서, 너무 외로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있다. 마음이 아파도 곁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도 꾹 참으며 톱니바퀴마냥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마음을 임재범의 한 마디가 툭 건드렸던 것이다. 나 너무 힘들고 외로워요. 누가 날 좀 위로해주세요.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고 있는데 ‘네가 만약 외로울 때면 내가 널 위로해줄게.’ 그 따스한 말 한마디에 둑이 터져버리듯 눈물이 흘렀던 것이리라.




“당신을 항상 지켜주던 감사해하던 너무 사랑했던 나를...... 그 천일동안 힘들었었나요. 혹시 내가 당신을 아프게 했었나요. 용서해요. 그랬다면 마지막일 거니까요......”

옥주현의 ‘천일동안’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정말 천일동안 사랑했던 연인을 떠나보내는 여인의 노래를 하고 있었다. 나는 ‘천일동안’을 그렇게 많이 부르면서 정작 그 가사가 어떤 뜻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었다.

“당신을 항상 지켜주던 감사해하던 너무 사랑했던 나를...... 그 천일동안 힘들었었나요. 혹시 내가 당신을 아프게 했었나요. 용서해요. 그랬다면 마지막일 거니까요......”

이 얼마나 애절한 말인가요. 천 일간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내며 차마 원망하지 못하고 용서하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말없이 돌아서서 입을 틀어막고 울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눈물 흘릴 수밖에 없는 여인이 눈앞에 있었다. 그것은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나의 모습이었고,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나는 노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문적인 것은 모른다. 하지만 노래가 어떻게 사람으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하는지는 조금 알 것 같다. 고음이 올라간다고 노래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음과 박자가 잘 맞는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다. 임재범이 음이탈을 한다고 해서 노래를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 아닐까. 연기자가 자신의 배역에 몰입하듯 가수가 노래에 몰입하고 그 노래를 온전히 이해할 때, 그 의미를 올바로 전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세상에는 외로움에 떨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던가. 사랑에 아파하고 눈물로 베갯잇을 적시는 이들 또한 셀 수 없이 많았던 것이다. 임재범의 ‘여러분’, 옥주현의 ‘천일동안’이 사람들의 울리는 것은 그들이 노래를 정말 잘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진실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외롭고 사랑에 마음 아픈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현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노래로 우리를 위로해줄 멋진 가수들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앞으로도 ‘나는 가수다’를 통해 더 좋은 노래를 계속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