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광우병 논란으로 전국이 뜨겁습니다. 특히 작년에 작성된 '미국과 협상시 대응 논리' 문서까지 공개되어 현재의 정부 입장은 매우 난처해 보입니다. 작년에는 안전하지 않다고 했다고 지금은 안전하니 수입한다고 이야기 나오니 혼란스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제 가족이 소 키우고 농사를 짓기 때문에 한미 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한미 FTA 타결 및 한미 관계 개선등의 정치적 목적으로 서둘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현 정부가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이런 정치적인 이유 외에도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광우병일 것입니다. 광우병 가능성이 있으니 수입을 금해야한다는 주장은 수입반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대 근거가 됨에는 분명합니다. 저역시 반대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써 광우병 위험이 높은 부위까지 수입하게된 것에 대해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광우병이 무서운 질병인 이유는 사람이 완벽하게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 것은 그 발생이 많지 않다는 것과 여러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는 통제와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전자에 중점을 두느냐, 후자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광우병에 대한 입장이 뒤바뀔 수 있습니다. 둘다 틀린말은 아니니 양측의 주장 모두 납득 가능합니다.


문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보면 전자를 더 강조해야하고, 수입을 결정한 정부에서는 후자를 더 강조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래도, 제 생각에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하는 정부가 좀 더 신중하게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서 최대한 협상을 안전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끌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전자에서 갑자기 후자의 입장만 강조하는 정부 발표가 쉽게 납득될리 없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반대를 위해서 지나치게 공포감이 확산되는 것을 방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제 9시 뉴스에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중,고등학생의 문자를 돌린 것들을 보면서 이러한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문자에는 앞으로 '라면, 생리대도 못쓰게 되었다, 쇠고기가 수입되면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등의 내용과 함께 촛불문화제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입니다.


정부가 괴담을 차단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 농림수산부 홈페이지등에 광우병에 대한 질문과 답변등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의사협회에서도 지나친 광우병 공포감 조성을 우려해 광우병 제대로 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정치적으로만 해석될 뿐 그다지 와닿지 않는 형국인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든 여론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로 몰아지니 소값 떨어져 울상인 친척들을 둔 저로써는 잘된(!) 일입니다. 광우병 정보가 인터넷이란 유통과적을 거치면서 다분히 선동적으로 변해버렸지만, 그 책임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하는 사람들의 몫은 아닐껍니다. 보수를 표방한 정권에서도 민주적이지 않은데 진보진영에서 국민들의 공포감으로 인한 선동을 조금 등에 업었다고 해서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 봅니다. 뭐,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닐테니까요.


그런데... 이런 저런 생각해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조금 서글퍼집니다. 정치인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국민들은 자세한 것은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에 말이죠. 진보가 회의적인 색채가 아닌 희망을 이야기 하려면 국민의 합리적 사고를 요구해야 하는데... 쇠고기 수입 반대하는 입장에서, 지금 상황에 잘못된 정보로 인한 지나친 공포감을 갖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반대를 위한 원동력을 상실하겠지요. 그래서 많은 식자들이 침묵하는 걸 껍니다. 아마도요... 저는 용기도 지식도 없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덧1) 이 글은 과거 2MB 정부가 부처통합할 때 농림부와 식품부 통합이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용기있게 말씀하셨던 양기화 선생님께 바칩니다. 잘못된 광우병 정보를 바로 잡기 위해 얼마전 기자회견을 하셨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현 정부에 잘보이기 위한 액션으로 해석되는 것 같더군요. 안타깝습니다.

덧2) 혹시 미쇠고기 수입 반대하시는 분들, 반대 이유는 광우병때문만이진 않겠죠.  저야 제 친척들이 소기르니까 반대합니다만, 정말 광우병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면 아래 관련글과 관련 기사를 한번 읽어보시고 다시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반대 주장이 관철되기 위해서 알려드려서는 좋을 것 없을 것 같기는 한데... 여기까지가 제 양심입니다... 이해 잘 안되시면 그냥 '낙농가 보호를 위해 수입반대'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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