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엔 다들 많이 바빠지고, 많이 움직이게 되죠. 성묘 가시는 분도 계시고, 음식도 만드시는 주부님들도 계시고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설을 보내기 위해 꽤 많이 움직여야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노동(?)을 일종의 운동으로 볼 수 있을까요? 달리 말해, 항상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일, 설겆이 요리 등을 하시는 분들에게 운동이 필요할까요? 아닐까요?

요즘은 바둑도 두뇌스포츠라 하여 스포츠에 포함되므로 언젠가는 올림픽 경기에 바둑이 정식종목이 될 것이라는 바둑 애호가들의 희망찬 이야기도 있고, 체스도 스포츠의 하나로 포함시키려는, 또는 이미 포함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두뇌 스포츠를 즐겼다고 해서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운동을 충분히 했다는 뜻은 아니겠죠.

가사 노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사 노동뿐 아니라 대부분의 일로 인한 노동은 운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둘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노동은 장시간 특정부위의 근육만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특정부위”가 인체의 여러 부위에 모두 해당된다면 노동도 운동이 될 테지만 다양하지 못한 부위를 가리킨다면 노동에는 운동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노동이 육체적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니 특정부위는 운동이 부족해지고, 다른 특정부위는 운동이 필요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노동을 하는 경우에는 휴식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으므로 건강을 해칠 수가 있습니다.

반면 운동은 몸의 여러 부위를 골고루 사용해서 적당한 휴식을 가져가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암벽등반을 하시는 분들의 경우, 바위가 튀어나온 부분과 움푹 패인 부분 등을 지나면서 다양한 근육을 사용하게 되므로 운동이라 할 수 있지만 가사일을 위해 하루 종일 설거지를 하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 노동입니다. 이런 분들이 빌딩을 오르는 것은 특정 근육을 위주로 움직이게 되므로 운동과 노동의 중간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운동과 노동의 가장 큰 차이는 적당한 운동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지만 대부분의 노동은 상쾌한 기분보다는 일상의 일로 느껴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설 명절에는 여성분들의 일이 더 많아질 텐데요. 여성분들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노동을 운동처럼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몇 줄 적어봅니다.


우선은 일이건 노동이건 즐거워야 합니다. 제가 강제로 즐겁게 해 드릴 수는 없으니 즐거운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귀찮은 일을 반복해서 수행하면 더욱 더 귀찮아지므로 일이나 노동도 운동이라 생각하시고 가능하면 반복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하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분업은 효율이 높을지는 몰라도 몸에는 피로감만 전해 줄 뿐입니다.

남자들이 군대에서 훈련을 받을 때 귀찮다고 생각하면 체력단련이 아니라 기합이 되지만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한다 생각하고 체중을 더 줄이려고 노력하면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일이나 노동을 운동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제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지 않는 분이 많으실 텐데요. 서른이 지나 비만인 상태로 뒤늦게 군대에 간 제가 장교가 되기 위한 훈련 과정에서 저와 비슷한 몸집의 동료들이 헬스장에 왔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훈련 받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던 기억을 떠올려 드린 말씀입니다. 그와는 반대로 이십대 중반에 의과대학 마치고 온 후보생들은 30대에 비해 “훈련을 운동”이라 생각하는 비율이 확실히 낮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배가 덜 나와서 그럴 겁니다.

마지막으로 설 기간 중에 지켜야 할 안전수칙도 몇 가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 째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는 겁니다. 그래야 사고도 줄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음식 보관에 특히 조심하셔서 식중독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구요,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서 차량 점검, 안전운전에 특히 유의하셔야겠습니다.  또 과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고, 남성분들은 특히 하루 종일 집에 앉아서 먹기만 하는 일은 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힘들어하는 가족(아내)을 위해 가사일을 돕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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