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질문을 받았는데 벌써 두번째 받는 질문입니다. 이전 직장인 미즈메디병원에서부터 저한테 다니던 환자 분들의 질문이어서 제 딴에는 꽤 충격적인 질문이었지요. 그게 뭔고 하니...

"선생님한테 내시경검사를 받고는 싶은데.....개인의원이라 내시경 소독이.....음음...제대로 되나요?"

그러니까...요점은 미즈메디병원의 소독수준은 믿을 만하고...늑대별의 내시경검사 수준도 믿을만한데...늑대별이 운영하는 개인의원의 소독수준은 의심스럽다는....-_- ;;;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오늘 두번째 같은 질문을 받고보니 이거 오해가 상당히 심각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내시경소독의 수준은 대한내시경학회의 "내시경소독지침"에 의해 표준화 되어있습니다. 물론 이 지침을 지키느냐 안 지키느냐는 결국 개인의원이나 병원의 양심문제이기는 한데...그 지침을 지키느냐 아니냐는 단지 병원의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개인의원이라도 내시경소독에 관심이 있고 그걸 지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의원은 철저히 지킬 것이고 설사 대학병원이라도 그런 생각을 갖지 않고 대충하는 병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비싼 소독기를 갖추고 내시경기기를 충분히 갖추려면 많은 비용이 듭니다. (그러니까 수가를 자주 얘기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영세한 개인의원에서는 충분한 소독을 하지 않으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은 뭐 당연할 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이런 현상을 일반화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1:1 소독 시스템 (즉, 한명의 내시경검사를 한 후 그 기계를 소독하는 시스템)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대학병원이 아니라 종로에 있는 개인 중소병원이었다는 사실. 물론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시스템이 대학병원에 파급된 것은 그 중소병원이 시작하고 난 다음 몇년이 지난 후였습니다. 그 시스템을 눈여겨 본 제가 삼성제일병원에서 내과전문의로서 첫 발을 디딜 때 그 시스템을 도입했고 미즈메디병원에서 소화기내과를 시작할 때도 같은 시스템을 정착시켰습니다. 물론 개원을 한 지금도 그렇구요.

<내시경 소독기 모양이 궁금하다는 분이 계신데, 이렇게 세탁기(?)처럼 생겼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저를 잘 아는 환자분들이 그런 의문을 품는다는 것에 대해 충격을 느꼈고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그런 질문을 해 주신다는 면이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질문을 해 주시니 제가 해명이라도 하지 아무런 질문도 없이 '개인의원이니 소독도 안 할거야~'라고 혼자 단정지으면 방법이 없으니 말이죠.) 있잖아요....사실은...제가 설치해 놓은 소독기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1000만원 이상하는), 그리고 최신 소독기랍니다...^^; (이런 사실을 친구들이 알면 미친넘이라는 소리 듣기 딱 알맞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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