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블랙’ 설렁탕급 아니다

공정위가 무려 신라면 블랙의 영양가를 조사해서 과장광고라며 징계를 했다고 한다. 

‘신라면 블랙’ 설렁탕급 아니다

라는 기사에 따르면 이야기가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공정위는 지난달 13일 식품영양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실시한 결과, 농심이 광고하거나 포장지에 표시해온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 그대로 담겨있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비율이 가장 이상적인 영양균형을 갖춘 제품’ 등이 허위거나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설렁탕 한 그릇과 비교한 신라면 블랙 한 개의 영양가를 보면 탄수화물은 78%, 단백질은 72%, 철분은 4% 수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은 설렁탕의 3.3배, 나트륨은 1.2배였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3대 영양소 섭취의 이상적인 비율은 개별 소비자의 연령, 활동량, 생리적 특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전체 소비자 중 극히 일부에게만 한정되는 내용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

"이상적인 비율"  "완전식품"  등은 과장이 섞였다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 것보다 궁금한 것은, 공장에서 만들어져서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품질이 균일하게 유지되는 가공식품과, 누가 어떤 재료를 쓰고 어떻게 조리했느냐에 따라 다 달라지는 "설렁탕" 의 영양을 어떻게 비교했느냐에 있다.

저 비교에 사용된 설렁탕은 대체 누가 뭘로 끓인 설렁탕인가?  설렁탕의 영양은 종로 설렁탕집에서 파는 설렁탕이나 어디 시골 장터에서 파는 설렁탕이나 다 똑같을 수 없는데 무엇과 비교했다는 말이 빠져있다.

추측이지만, 공정위가 비교잣대로 삼은 설렁탕은 나름대로 정성들여 끓인 좋은 설렁탕임에 틀림이 없을 텐데 그런 것과 비교했을 때 신라면블랙의 영양이 필적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고 놀랍다. 이는 신라면 블랙의 영양이 우수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설렁탕의 영양이 막연히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대단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겠다.

발표된 내용 중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또 있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적다는 것은 이해가지만, 나트륨이 1.2배라는 것은 어떻게 나온 결과인지 궁금하다. 보통 설렁탕은 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고 손님이 자기 입맛에 맞춰 소금을 쳐서 먹는 음식이었는데 간을 넣지 않은 상태의 설렁탕과 비교한 것일까? 아니면 간을 맞춘 상태에서 비교한 것일까? 비교에 사용된 설렁탕의 간은 누가 보았을까??

 설렁탕에 엄청난 영양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니 못 만들 것도 없겠으나 설렁탕에 뭔가 많은 영양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 소비자에게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강조하며 높은 비용을 내도록 한 것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공정위까지 나서서 어떻게 실험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결과까지 내 놓으며 제지를 한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나...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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