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소아과 근무 중이다. 저녁에 소아과 응급실에서 꼬마들을 진찰하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청진기를 들이대면 알아서 옷을 올리고 입안을 보려고 펜라이트와 설압자를 꺼내면 자동으로 입을 벌려주는 기특한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청진기만 들이대면 울어대기 시작한다. 청진기를 대면 엉엉 우는 소리가 청진기를 타고 귓속으로 다이렉트로 들어오니 나 같은 초짜는 이런 경우 청진하는 시늉만 낸다.

입안을 보기위해 설압자를 꺼내는 순간 사약을 먹지 않기 위해 입을 꼭 다물며 발악하는 장희빈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해내는 아이들도 많다. 많은 부모들은 이런 경우 아이들 머리를 잡아주는 등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더라도 도와주지만, 일부는 엄청 화를 내기도 한다. 이럴 때는 엄마, 아빠, 꼬마가 그저 철없는 아이 세 명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2년전 PK생활을 통해 이미 예상한 나는, 인턴 시작하기 전에 요즘은 로보카 폴리에 밀리고 있지만 아직은 대세인 뽀로로 스티커를 구입하기 위해 인근 문구점에 들렀었다. 그러나 다른 스티커에 비해 펭귄프리미엄이 월등하게 높은 현실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대신 문구점 직원과의 심도 있는 토론과 추천을 통해 다음과 같은 스티커를 골랐다.


나의 이러한 노력을 눈치 챈 병원 측은 첫 턴을 소아과로 배정해 주었다. 나는 아이들을 달래기 위한 목적으로, 아니 정확히는 내가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부모에게 과시할 목적으로 우는 아이의 옷이나 손등에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일반 스티커다보니 잘 떨어져서 나중에는 스티커가 사라졌다고 우는 아이들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병원 내에 넘쳐나는 물건인 설압자를 이용해서 단점을 보완하고자 노력했다.


청진하고 우는 아이에게 저것을 쥐어주면 꼭 잡고 놓지 않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설압자는 병원에 넘쳐나니 얼마든지 조달 가능하고, 스티커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니 소아과 근무가 끝날 때 까지 제작 가능할 듯싶다.

원하시는 분은 주문하시길!!
080-508-4444 치킨타올모빌국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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