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TCR-T 치료제 등 다양한 항체 기반 면약항암제에 적용 기대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항암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세포치료제의 항암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치료전략을 발표했다.

국립암센터 종양면역연구과 김선희 박사, 한충용 박사, 면역세포치료사업단 최범규 박사 연구팀은 바이오벤처인 유틸렉스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면역세포치료제 치료전략에 대한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면역세포치료는 암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인체에 직접 투입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인체가 강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투여된 면역세포가 충분히 활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암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형암에서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 면역세포 투여 전에 시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와 같은 화학치료제를 병용투여해 면역세포를 받아들이기 쉬운 체내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연구팀은 여기에 항-CD4 항체를 투여하는 후처리 과정을 추가로 도입했다. 면역세포치료제가 효과를 발휘하도록 면역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발생을 줄이는 조치다. 조절 T세포는 면역계를 구성하는 요소로, 다른 면역세포들의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항-CD4 항체를 투여 후 치료효과 향상 (국립암센터)
항-CD4 항체를 투여 후 치료효과 향상 (국립암센터)

그 결과, 기존 치료제 효능을 현저하게 뛰어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흑색종을 이식한 동물모델에서 항-CD4 항체로 후처리를 한 경우는 60일 시점에 모든 개체가 생존했고, 80일째까지 50%가 완치상태를 유지했다. 기존 치료법은 60일 이전에 모든 개체가 폐사했다.

연구진은 면역세포치료 효과 향상의 기전도 확인했다. 후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면역세포의 인터루킨-18 수용체(interleukin-18 receptor) 발현량이 현저하게 높아지면서 치료효과를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인터루킨-18 수용체는 염증반응을 매개하는 인터루킨-18에 결합해 면역세포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분자다.

제1 저자인 김선희 박사는 “지금까지 연구가 면역세포치료제 자체에 집중돼 있었다면 이번 연구는 환자 체내의 면역환경을 조절해 치료 효과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증명한 연구”라고 말했다.

한충용 박사는 “이번 연구는 면역세포치료제뿐만 아니라 T세포 기능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CAR-T, TCR-T 치료제, 다양한 항체 기반 면약항암제의 치료효과 증진에 적용 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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