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딸이 '골수 단구성 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고 상상해보자. '글리벡'이란 약물이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이미 알려진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그 약을 주지 않는다.
 
일까? 우리나라 의료보험에서는 골수단구성백혈병 환자에게는 글리벡 사용이 허가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당신은 보험이 적용이 안되면 내 돈을 내서 내 딸의 생명을 위해서 처방을 해달라(비급여)고 안 할 것인가? 하지만, 이 또한 안된다.
이렇게 처방을 해도 '임의 비급여'란 불법진료이므로 병원은 처방한 약값의 5배의 과징금을 정부에 내야만 한다.
 
이게 한국의료의 현실이다. 이게 여의도성모병원의 150억원 과징금의 실상이기도 하다.
 

[백혈병 항암치료를 받는 아이, 출처 : 연합뉴스]
 
 
여러분의 가족이 피를 토하여 응급실로 모시고 왔고 가정하자. 소화기 출혈로 판정되어 내시경 치료를 하는 의사가 응급 내시경을 시행한다고 생각해보자.
 
의사가 위
내시경을 해보니 위궤양으로 인한 혈관출혈이다. 내시경으로 치료를 해야하는데 클립으로 꼬매야한다. 억대의 내시경으로 일회용 클립으로
꼬매는데 클립 하나에 2만원 정도. 혈관이 커서 클립 5개가 필요하니 재료비가 10만원 정도 들었다. 환자를 살리자고 이 정도 투자를 못할까?  

그런데 지혈치료술에서 사용한 기구값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나라 법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재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 내시경 비용 10만원을 받아도 내시경용 클립을 6개 쓰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 억대의 장비를 갖춰놓고 시술 할 때마다 손해가 난다고 하면 병원에서 이 처치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의사는 여러분에게 사실은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보험이 안되어 수술해야 된다고 이야기 해야할까? 아마 대부분의 의사들은 그렇게 말하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내시경 치료가 불가능하니 응급 개복수술을 하시라고 돌려 말한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 전신마취하고 개복수술하고 회복되는데 훨씬 많은
의료비가 들어가고 환자가 죽을 확률이 높지만, 그게 한국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얼치기 좌파와 탐욕스런 우파들이 만들어논
지난 10여년간의 의료제도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중환자와 응급환자의 진료영역으로 들어갈 수록 이런 폐단은 극에
달한다. 산부인과와 흉부외과와 같이 중환자/응급환자를 보는 영역이 무참히 무너지는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이다.
 
...
더 웃기는 것은 다른 회사의 다른 지혈주사제는 2~3배나 비싼데도, 합법적으로 비보험으로 돈을 받으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훨씬
일반적이며 싼 치료기구는 보험이 안되고, 더 비싸고 비일반적인 것은 인정하고...... 공무원에게 잘보이거나 찍히거나의 차이는
확실히 크다. 그게 그대들이 말하는 공공의료의 '공공의 힘'이다. ...
 
 
눈 앞의 환자가 죽는 것을 볼 수 없는 의사의 양심을 악용하는 정치인들!
허황된 무상의료나 외치는 얼치기 좌파와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탐욕스런 우파들이여!

 
진심으로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정치인들, 공무원들이여... 당신들의 허황된 이상과 인기를 위해, 대중 앞에서는 의사를 죽이며 뒤에서는 환자들을
소리없이 죽여가고 있는 당신들에게 양심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힘든 현실에 글을 쓰기도 진료실에 앉아있기도 싫어진다. 하물며, 의사 목숨을 걸고 환자와 함께 싸워야하는 치료내시경이나 중환자진료는 오죽하겠는가?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것인가? 시간 질질 끌어 환자들을 살려 놓지 말고 빨리 죽이라 하는 것이 우리 의료제도의 목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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