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60대 여성분이 오셨습니다. 금년초 갑작스런 복통과 설사등으로 검사를 한 결과 예상외로 신장에 큰 혹이 발견되어 신장암으로 의심하여 대학병원으로 전원한 환자분이지요. 한달 후 쯤 진료의뢰서에 대한 결과를 대학병원에서 보내 주었는데, 수술 결과 다행히 암이 아니라 양성종양으로 밝혀져서 천만다행이다 싶었던 환자분이었습니다.

거의 10개월만의 방문이라 무슨 일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진료실에 들어오시는 환자분의 얼굴이 노랗습니다. 순간, '뭔가 드셨구나 !!'란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개인의원에서 검사를 받고 결과를 가지고 오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간기능검사 수치는 800을 넘고 (정상은 대개 30-40이하) 황달수치도 21을 넘는 (정상은 1.3이하) 상태였습니다.

3달전에 수술을 받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셨는데 모든 게 정상이라 이제 더 안 오셔도 된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하니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은 분명합니다. 10개월전에 저희 병원에서 한 검사에서도 간기능검사도 정상, 당시 CT에서도 간과 담도, 담낭등은 모두 정상이였기에 급성 간염으로 보였습니다.

뭘 드셨느냐고 여쭤봤더니 친척의 친척쯤 되는 분의 권유로 "봉삼가루"를 드셨다는군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 약물이었습니다. '돌미나리즙, 인진쑥이나 편자환등에 의한 독성간염은 많이 봤지만 봉삼가루라니?'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봤습니다.


요렇게 생긴 식물이군요.


특히나 기존의 만성간염을 앓고 계신 환자분은 위험


민간요법으로 상당히 유명한 것이었나 보군요. 캡처에 있는 것 말고도 지식인이나 블로그에도 많이 소개가 되었습니다. 환자분이 다른 약물은 하나도 드시는 것이 없고 2 달전부터 "봉삼가루"를 드셨으며 한달 전부터 소화가 안되고 주위 사람들에게 얼굴이 노랗다는 얘기를 들으셨다고 하니 봉삼에 의한 독성간염은 거의 틀림없어 보입니다. 도대체 왜 그런 걸 드셨냐고 했더니, 비슷한 상황에 항상 듣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사람들이 몸에 좋다고 해서...."


정말 이 봉삼이라는 물건이 독성간염을 일으켰을까요? 혹시 다른 원인은?  만의 하나라는 것도 있으니 초음파검사도 다시 해 봤고 만성간염바이러스항체도 검사해 봤으나 역시 모두 정상입니다. 그렇다면 참고문헌도 있겠지요? 간학회 문헌을 검색해 봤습니다.

강선형등, 급성 독성간염 159예의 임상적 고찰. 대한간학회, 대한간학회지 14권 4호 483-492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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