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열사병, 일사병, 열 경련과 같은 열손상에 의해서 건강에 해를 입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반대로 겨울엔 추위에 의한 손상이 발생되곤 합니다.

여름철 더위에 의한 손상보다 겨울철의 추위에 의한 손상이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추위에 의한 손상도 더위에 의한 손상 못지않게 중요하고 흔합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상은 잘 아실 거라 생각되고요. 뉴스에 가끔씩 등장하는 것이 추운 날 야외에서 잠을 자다 목숨을 잃었다는 것인데 이것은 추위에 의해 체온이 내려가는 저체온증에 의한 것입니다.


추위에 노출됐을 때 인체가 보이는 반응은 일차적으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지나친 추위에 노출되면 말초 혈관의 수축이 먼저 일어납니다. 혈관은 인체의 열을 인체 외부로 발산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 말초혈관이 수축되는 것은 말초로 가는 혈액량을 줄여 체온 손실을 막기 위한 생리적 반응입니다. 겨울이 아니더라도 온도가 어느 정도 떨어지면 갑자기 찬 곳에 노출되었을 때 피부표면에 닭살이 돋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둘째는, 추위에 노출되었을 경우 몸을 떨게 됩니다.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근육을 짧게 반복적으로 리드믹컬하게 수축시켜 열을 발생시키려고 하는 보상작용입니다. 이런 일련의 생리적 보상작용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추위로 인한 손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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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겨울철에도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말씀 드렸는데 운동을 하다 보면 조금 더 강도가 높은 것에 도전하고 싶기 마련이죠. 그렇지만 운동을 하면 엔돌핀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므로 자칫 하다가는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저도 겨울산행을 한 적이 있는데 아무리 추워도 산에 올라가서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투명한 하늘과 셀 수 없이 많은 별무리를 보게 되면 저절로 힘이 솟곤 합니다. 몸은 이미 극한상황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강행하다 보면 어느 새 위험한 순간이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새벽하늘을 보며 걷는 도중에 총총했던 별들이 점차 사라지고, 아침 햇살이 산 너머로 보이기 시작하면 또 운동의 참 맛을 느끼게 되는데 막상 정상이 보이는 능선에 오르면 곧 몸이 날아갈 것 같은 세찬 바람으로 몇 걸음 움직이지 못하고, 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추위에 의한 손상을 입기 쉬우니 무조건 조심하셔야 합니다.

추위에 의한 손상 중에 가장 흔한 것이 저체온증인데요, 임상적으로는 몸의 중심온도(정상: 약 37°C로 고막 혹은 직장내의 온도로 평가 할 수 있음)가 정상보다 2°C 이상 떨어진 경우를 저체온증이라 정의합니다. 중심온도를 37°C라 가정할 때 35°C가 되면 몸을 떠는 것이 최대로 일어나게 되고, 34°C가 되면 판단력에 문제가 생깁니다. 31°C가 되면 동공이 확대되고, 30°C까지 떨어지면 심장마비와 의식소실이 동반되어 곧 사망하게 됩니다. 찬 물이 빠진 채 얼른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에는 저체온증에 의해 사망할 수 있습니다. 저체온증이 발생하면 가장 신속히 해야 할 일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 외에 추위에 의한 손상으로 제일 유명한 게 동상입니다. 동상은 인체조직의 온도가 0°C이하로 떨어질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먼저 코, 귀, 손 발 등 노출된 부위에 흔히 나타나며, 보통은 감각이상이 가장 먼저 동반되는 증상입니다. 물론 예방이 최선이며, 일단 동상이 발생하면 대증요법(즉 정상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방법)외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으므로 때에 따라서는 따뜻해지면 낫는다 싶다가도 다음해 겨울에 다시 동상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에 추위에 의한 손상으로는 추위 두드러기, 추위에 의해 유도되는 기관지 수축, 추위 스트레스로 인한 심혈관 질환 등이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신체활동은 추위를 비롯하여 여러 환경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운동 수행능력은 같은 주위 환경, 의복, 신체의 특성, 건강상태, 나이, 운동의 강도 등에 의해 좌우되는데, 적절한 준비와 조치를 취하면 대부분의 경우 안전하게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식이나 심혈관 질환과 같이 추위에 의해 심해질 가능성이 있는 질병을 지닌 분들은 더욱 주의하면서 운동에 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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