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결핵성 복막염이 진단되어서 결핵약을 드시고 계시는 젊은 여성분이 오셨습니다. 복수도 많이 줄었고 열도 없어졌으며 쇠약감도 많이 호전되어 잘 치료되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결핵약 초기에 간기능이 악화되는 일이 가끔 있기에 시행한 간기능검사도 정상으로 나왔던 터라 앞으로 남은 기간 약 잘 드실 것과 무리하지 말고 영양에도 신경을 쓰시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영양"이라는 말에 함께 오신 어머니가 신경이 쓰이셨던 모양입니다.



어머니 :
"개고기를 먹이면 안 될까요?"

늑대별
: "왜요? 왜 개고기를 먹이시려고 하세요?"

어머니 :
 "몸에 좋다잖아요. 이런 병에는 개고기가 좋다고들 하던데.."

늑대별
:" 음...환자 분이 혹시 평소에 개고기를 좋아하시나요?"

환자    :
"아니요.." (손사래..)

늑대별
: "그럼 개고기를 드실 이유가 없잖아요? 닭고기를 좋아하면 닭고기를 드셔도 되고 돼지고기, 소고기를 드셔도 되고 생선을 드셔도 되고 말이죠.."

어머니 :
: "그래도 개고기가 좋다고들 하던데.." (미련을 못 버리십니다.)

늑대별
: "글쎄요...개고기가 꼭 좋다는 근거도 없는데.."

어머니 :
 "옛날 어른들은 수술하고 회복할 때 개고기 많이 드셨잖아요?"

늑대별
: "글쎄 그게 말이죠. 제가 어디서 들은 얘기인데..개고기를 먹은 이유는 옛날 먹고살기 어려웠을 때, 고기라고는 평생 구경도 못하고 살 때 말이죠..수술을 받거나 결핵처럼 소모성 질환이 생기면 당연히 단백질을 잘 공급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집에 있는 동물성 단백질원이라고는 소, 닭, 개...이런 것일텐데..소는 밭일 해야죠, 닭은 달걀 낳아야죠..그런데 꼬리치고 반가워하기는 하지만 집에 누렁이는 사실 없어도 그만이지 않겠어요? 그러니 누렁이를 잡아 먹을 수 밖에...그렇지 않나요?"

어머니 :
 "...." (묵묵부답이지만 여전히 불만스런 기색)

늑대별
: "환자분은 개고기 드시고 싶으세요? 드시고 싶으면 드셔도 돼요. 개고기가 나쁜 게 아니라 원래 좋아하셨다면 드셔도 되는데 질색팔색하면서 먹기 싫은 개고기를 억지로 드실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지요. 좋아하는 고기 드시면 되는데 말이죠."

환자    : "네~ 다른 고기 잘 먹을께요.. 거 봐, 엄마는? 자꾸 개고기 먹으라고 하지 말어~"

개고기가 식용이냐 아니냐, 윤리적이냐 비윤리적이냐는 관점을 떠나서 쓴 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개고기를 먹지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 분들의 취향은 존중합니다. 제 궁금점은 이 겁니다. 왜 환자분들은 개고기가 몸에 좋다고 생각하실까요? 혹시 그 유래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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