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보다 굵은 밤색 똥이 건강…검은색 얇은 똥은 대장암 위험신호

 

한국 배우 이병헌은 똥 누는 연기도 잘한다. 2012년에 개봉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였다. 임금 광해역의 이병헌은 궁녀가 지켜보는 앞에서 엉덩이를 까고 매화틀에 앉아 똥 누는 연기를 실감나게 선보였다.

임금이 누는 똥을 매화’(梅花)로 높여 불렀다. 임금의 소변은 매우’(梅雨)라고 부른다. 매화틀은 매화를 받는 틀이다. 말하자면, 매화틀은 임금의 뱃속 신호에 응답하기 위해 궁녀가 항시 들고 대기하는 이동식 화장실이다.

매화틀은 헝겊을 씌운 좌식 변기다. 매화받이를 넣었다 뺄 수 있게 만들었다. 내의원 어의는 임금의 똥인 매화를 보고 왕의 건강상태를 수시로 살폈다. 최고 권력자의 똥을 보고 건강상태를 살피기는 요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선 임금은 왕의 특권으로 어디서나 용변을 해결할 수 있어 화장실이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금을 제외한 신하와 궁인들은 당연히 그럴 수 없었다.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인 경복궁에 가면 측간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중세 유럽의 용변 처리 사정은 조선보다 비참했다. 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은 화려한 건물 내부와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하다. 베르사유 궁전은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 태양왕 루이 14세의 강력한 권력을 상징하는 거대한 건축물이다.

하지만 베르사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궁전의 화려함을 유지하기 위해 성내에 화장실을 만들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베르사유 궁전을 찾은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원 곳곳에서 볼일을 봤다. 궁전은 대소변 오물 악취로 진동했단다. 프랑스에서 하이힐과 향수 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이기도 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잘 먹고 잘 싸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잘 먹지만 밖으로 좀처럼 잘 내보내지 못하면 변비다. 늘 뒤가 묵직할 수 밖에 없는 만성 변비를 가지고 있으면 건강하고 활기찰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결과로 나오는 똥과 오줌은 건강을 알려주는 중요 지표다. 보통 정기 건강검진과 병원 진료에 앞서 혈액검사와 함께 대소변 검사를 많이 한다. 똥과 오줌을 살피면 장을 포함한 몸의 중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변이 그렇다. 대변은 모양과 색깔굵기에 따라 몸의 이상 신호를 알려준다. 대변 굵기와 관련 브리스톨 표는 토끼 똥부터 소시지 모양까지 정리해두고 있다. 너무 굵으면 배변하면서 항문에 상처를 낼 수 있어 좋지 않다. 두께는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두꺼운 정도가 좋다.

대변 색깔은 허여멀건 색부터 검은색까지 놓고 본다면 갈색이나 밤색이 건강한 변의 색깔이다. 이에 비해 건강한 변을 대표하는 색깔로 알려진 황금색 변을 만들기는 어렵다. 육식과 조미료를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 <대장장인>을 운영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한윤대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1004회 - 변의 색깔과 굵기에 따라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편에 출연, 짜장 색깔의 검은 변은 장내 출혈이 있을 수 있는 지표로 주의해야 한다. 대장암의 위험 신호일 수도 있다. 평소보다 대변 굵기가 얇아지는 것도 좋지 않다대변을 통해 장 건강에 대한 여러 지표를 알 수 있는 만큼 변기에서 물을 내려 보내기 전 한번씩 살펴보는 것도 건강을 위해 바람직한 습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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