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치료와 항암 약물치료 혼동…방사선 치료받아도 머리카락 안 빠져

영화와 TV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암투병 환자의 모습은 전형적이다. 머리카락이 다 빠져 머리에 비니를 쓰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항암 방사선 치료받으면 머리카락은 당연히 빠진다고 생각한다. 보여지는 것과 사실은 다르다.

방사선 치료받아도 머리카락은 빠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이유는 TV 드라마와 영화 탓만도 아니다. 방사선 치료와 항암 약물치료를 혼동하기 때문이다.

암 환자에게 시행하는 치료는 수술치료와 방사선치료, 항암약물치료로 크게 세 가지다. 이 가운데 방사선 치료와 수술적 치료는 국소치료. 국소치료는 말 그대로 특정 부위에만 효과를 미친다.

폐암으로 수술받으면 칼로 폐암만 도려낸다. 복부머리다리 등 다른 곳에는 수술치료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폐암으로 방사선 치료받으면 폐암 부위에만 방사선을 조사한다. 폐암 이외 다른 부위에는 방사선을 조사하지 않아 다른 부위에 방사선 치료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당연히 폐암으로 방사선 치료받을 때 머리카락이 빠질 이유는 전혀 없다.

이에 비해 항암약물치료는 사정이 다르다. 항암약을 복용하거나 주사로 체내에 투여한다. 체내에 투여된 항암약은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몸 전체에 항암 효과가 나타난다. 항암약물은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암 조직에 주로 영향을 준다.

이때 머리카락이나 손톱 같이 계속 자라나는 부위도 항암약의 영향을 받는다. 항암약물치료 후 머리카락이 빠지고 손톱이 벗겨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방사선 치료는 암 환자에게 시행하는 대표 국소치료다. 암 조직 이외에 다른 부위에는 방사선을 조사하지 않고, 방사선을 조사받지 않은 부위는 방사선 치료로 인한 어떤 부작용도 생기지 않는다.

폐암 환자는 흉부에 방사선을 조사해 폐렴식도염 등이 부작용으로 생길 수 있다. 간암 환자는 복부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만큼 간염과 위장관염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손톱이 벗겨지고 손끝과 발끝이 저릿저릿한 부작용은 생기지 않는다.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공문규 교수는 방사선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식도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방사선 치료로 인한 부작용 발생 역시 점점 적어지고 있는 추세고, 방사선 치료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근거 없는 편견이 없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