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원장 "환자 최후 보루라는 마음으로 업무"
의약품 수급 모니터링 네트워크 활성화 계획

“희귀의약품이나 필수의약품의 경우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관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 때문에 최후의 보루라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겠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김진석 원장은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식약처 차장을 마지막으로 공직 생활을 정리한 그는 지난달부터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지휘하고 있다.

사진=김찬혁 청년의사 기자 제공
사진=김찬혁 청년의사 기자 제공

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희귀의약품 수입과 국가필수의약품 지정‧관리를 맡고 있다. 공급에 차질이 있을 걸로 예상되는 의약품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과 대책 마련을 담당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의약품 공급 불안정이 심화되면서 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역할을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기준 센터가 지정한 국가필수의약품은 총 551개다. 수급모니터링 접수 또한 2021년 288건에서 2022년 315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의약품 공급액은 총 442억원으로, 제약사와 환자를 연결시켜주는 무상지원 프로그램 또한 총 969건 이뤄졌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희귀의약품 약가 협상과 보험급여 등재를 위해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마 성분의 소아 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올렉스’가 급여화되면서 환자 부담금이 93%(167만원/병→11만원/병) 감소한 배경에는 희귀필수의약품센터도 한몫했다.

김진석 원장은 최근 있었던 의약품 공급 안정화 사례로 희귀 부정맥치료제 ‘산도스퀴니딘’을 꼽았다.

김 원장은 “미국, 유럽 등의 대체약을 자가치료용 의약품으로 적시에 수입해 국내 공급했으며, 더 나아가 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퀴니딘 성분 약제를 발굴하고 협의를 통해 이전 공급 약가(정당 40원대)와 유사한 수준으로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또 화이자가 국내 공급 중단한 이수푸렐(성분명‧이소프로테레놀)을 국내 제약사인 휴온스에 위탁제조를 의뢰했다. 현재 제제 개발에 착수한 상태로 센터는 오는 2024년부터 국내 생산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레켐비(성분명‧레카네맙)’ 현지 공급처를 확보하고, 국내 수입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의료진들로부터 이 약제 수입 여부에 대한 의뢰가 다수 접수됐다는 게 희귀필수의약품센터 측 설명이다.

김진석 원장은 올해 센터의 역점 과제로 ‘국가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를 꼽으며 “해외 의약품 거래처의 다변화를 꾀하고 대체 의약품 수급 가능성을 찾고자 끊임없이 해외 의약품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국가필수의약품의 안정 공급 사업에 특히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며,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해열진통제 국내 부족 현상을 센터가 호주에서 긴급하게 약품을 수입해 해결했던 사례처럼 국내 의약품 안정 공급에 센터가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의약품 공급 불안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9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내 의약품 수급상황 모니터 전담인력 확보하고 의‧약 단체와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진석 원장은 “센터는 금년에 ‘현장 의약품 수급모니터링 네트워크’ 운영을 더욱 활성화해 식약처 연계 행정망을 통한 공급중단 의약품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특히 7개 전문단체와의 실시간 정보공유를 통해 수급모니터링 네트워트 간의 양방향 소통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고 개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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