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소인 커 10대 때 생기기도…‘발가락양말’ 효과, 깔창은 “글쎄”

 

1930년대 김동인의 작품 <발가락이 닮았다>웃픈소설이다. 불임인 남편은 아내가 외도로 낳은 아들을 발가락이 닮았다며 자신의 친자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요즘 같으면 울그락불그락 유전자 검사로 친자소송했을 것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무지외반증으로도 부모와 발가락이 닮을 수 있다. 무지외반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유전적 소인이기 때문이다. 무지외반증 환자 대부분은 가족력을 가지고 있다.

가족력이 있으면서 앞이 뾰족한 신발을 즐겨 신으면 무지외반증으로 더 쉽게 진행되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은 유전적 소인으로 10대 때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를 특별히 연소기 무지외반증이라고 부른다.

무지외반증에서 말하는 무지’(拇指)는 엄지발가락이다. 원래는 다섯 손가락발가락 가운데 가장 짧고 굵은 엄지의 뜻이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엄지발가락 바깥쪽 관절이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대표 증상은 엄지발가락이 휘는 발 변형이다. 엄지발가락 변형이 심해지면 2번째 발가락을 밀어 2·3번째 발가락에도 통증이 생긴다. 발가락 관절염과 무지강직증이 함께 오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으로 몸의 무게 중심이 무너져 걷기 불편해진다. 발 통증은 물론 무릎·골반·허리에 2차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발병 초기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지외반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유전적 소인에 더해 보행에 무리를 주는 신발 착용이다. 특히 볼이 좁은 구두와 신발 밑창이 얇고, 딱딱한 플랫 샌들, 발가락 사이로 신발을 지탱하는 쪼리가 무지외반증을 일으키기 쉽다.

무지외반증은 의외로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연간 6만 명 정도가 무지외반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는다. 무지외반증 환자 대부분은 엄지발가락 변형이 고민인 미용 목적으로 찾는 경우가 많다.

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이라고 무조건 수술하지는 않는다. 무지외반증으로 실제 수술하는 경우는 5~10% 정도다. 특히 무지외반증 수술은 발가락 뼈를 자르는 고난도 수술이다. 상당한 통증과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도 6~8주 소요된다.

상계백병원 정형외과 배서영 교수는 <나는의사다 997회 - 무지외반증, 이런 교정 제품은 효과 없습니다-정형외과 의사가 알려주는 무지외반증의 모든 것!> 편에 출연, 엄지발가락 변형이 심하지 않고, 통증이 없으면 끝이 뾰족하지 않고 앞볼이 충분히 넓은 신발로도 무지외반증 진행을 줄일 수 있다한편 무지외반증에 좋다고 시판되고 있는 발가락 양말은 무지외반증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무지외반증 자체를 교정한다는 신발 깔창은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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