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12개월 장기투약과 치료 효과‧안전성 차이 없어”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스텐트 시술 후 이중 항혈소판제제를 3~6개월 단기 투약하는 것이 12개월 장기 투약하는 것과 비교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내 연구진이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스텐트 시술 후 적절한 이중 항혈소판제 치료 방침을 대규모 다기관 임상연구로 규명한 결과라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한정규황도연 교수팀은 국내 33개 기관에서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 2,013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HOST-IDEA)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회의에서 6일 발표했다.

관상동맥은 심장근육에 혈류를 공급한다. 관상동맥이 죽상경화증으로 좁아지면 운동할 때 가슴 통증이 생기고, 협심증이나 급성으로 혈류가 차단돼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이러한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협착된 혈관을 넓히기 위해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한다. 국내에서만 매달 4천여 명에 이르는 환자들이 시술을 받고 있다.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환자 가운데 90% 이상은 재협착 방지를 위해 약물이 표면에 입혀진 약물용출 스텐트를 삽입받는다. 이때 재협착 위험을 낮춘 약물용출 스텐트는 내부에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제기됐다.

이에 약물용출 스텐트 삽입 후 아스피린과 클레피도그렐 등 항혈소판제들 중 2가지 조합을 동시에 투약받는 이중 항혈소판제치료를 장기간 시행하는 것이 표준 치료방침이다.

이중 항혈소판제 치료에는 멍이 드는 것부터 뇌출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출혈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다. 한편 최근 도입된 3세대 약물용출형 스텐트는 기존 2세대 스텐트보다 크게 얇은 지주(支柱, strut)를 가지고 있다. 약물을 스텐트에 입히는데 필요한 폴리머 성질이 개선되거나 아예 폴리머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스텐트 혈전증 위험이 크게 줄었다.

연구팀은 3세대 약물용출형 스텐트가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12개월 장기간 이중 항혈소판제 투약을 3~6개월로 단축시켜도 치료 효과나 안전성 면에서 충분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 HOST-IDEA 임상연구를 수행했다.

전국 33개 기관에서 2016~2021년까지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 2,013명을 이중 항혈소판제 투약 기간에 따라 3~6개월 단기투약군(1,002)12개월 장기투약군(1,011)으로 나눠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1차 평가 지표인 순 유해 임상사건’(Net Adverse Clinical Events, NACE) 발생률은 3~6개월 단기 투약군, 12개월 장기 투약군이 각 3.7%, 4.1%로 차이가 없었다.

2차 평가 지표 가운데 질환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목표병변실패’(Target Lesion Failure, TLF) 발생률은 3~6개월 단기 투약군, 12개월 장기 투약군이 각각 2.4% 2.5%였다. 다른 2차 평가 지표 가운데 항혈소판제 투약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주요 출혈 사건 발생률도 각각 1.5% 1.9%로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 삽입을 받는 환자들이 출혈 위험을 감수하면서 12개월 장기간 이중 항혈소판제를 투약하기보다, 3~6개월 단기간 투약 후 단일 항혈소판제 치료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충분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환자의 치료 편의성을 높이고, 의료진에게 자유롭고 다양한 처방 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국제 진료지침 개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6일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회의 주요 임상연구(Featured Clinical Research) 세션에서 발표됐다. 동시에 심혈관계 분야 최고 권위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IF; 39.9)>에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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