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이치 교수 "닌라로 유지요법 비율, 이식 후 60%·이식 불가 환자 53%"
이식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유지요법 사용 가능해져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 MM)은 예전만 해도 치료가 상당히 어려운 암이었다. 하지만 최근 효과적인 치료 옵션들이 잇달아 개발되면서 치료 성적이 개선되고 있다.

이전에는 다발골수종 진단을 받고 2~3년 후 대개 사망에 이르렀다면, 현재는 외래에서 10년간 치료를 받으며 삶을 이어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 이러한 장기 치료 관점에서 관해 요법 이후 긍정적 상태를 유지하는 '유지요법'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기존 유지요법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에서만 치료법이 존재했으나, 다케다의 2세대 경구용 프로테아좀 억제제(proteasome inhibitors, PI) '닌라로(성분명·익사조밉)'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에 관계없이 유지요법 치료가 가능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에 도쿄대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요이치 이마이(Yoichi Imai) 교수를 만나 일본의 다발골수종 치료 현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도쿄의대 혈액종양내과 요이치 이마이 교수. ⓒ청년의사
도쿄의대 혈액종양내과 요이치 이마이 교수. ⓒ청년의사

-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유지요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다발골수종 치료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 경우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하지 않는 경우다. 환자 연령이 65세 이하이면서 심장, 호흡기 등에 문제가 없을 경우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한다. 이식이 가능한 경우에는 보르테조밉 3제(VRd, 보르테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요법으로 3~4사이클 정도 치료 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데, 이식 후에는 재발이 쉽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를 계속 해야 한다. 그래서 유지요법이 필요하다.

환자가 고령인 경우에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려운데, 이 때 DRd(다라투무맙+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요법, 즉 항체와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문제는 '언제까지 이러한 치료를 할 것인가'이다. 관해 요법을 해도 혈구 수치가 낮아질 수 있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 치료에 따른 재정적 부담도 커진다. 따라서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3제 요법을 하지 않고 계속 유지요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일본 유지요법 치료 환경은 어떤가?

일본에서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환자의 60%, 조혈모세포이식을 하지 않은 환자는 약 53%가 각각 유지요법으로 치료받고 있다.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한, 환자들은 충분히 만족하며 치료를 받는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레날리도마이드는 피부 습진이, 익사조밉은 설사나 구토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식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유지요법으로 사용 가능한 익사조밉 등장이 갖는 의미는?

익사조밉은 이미 일본에서 보험 급여가 적용돼 정식 유지요법으로 인정받았다. 유지요법의 중요한 목적은 '지속적 치료'다. 기존 레날리도마이드의 경우는 30% 정도 치료 중단이 있었다.

반면 이식군을 대상으로 한 익사조밉의 TOURMALINE-MM3 임상연구는 탈락률이 7%에 불과했다. 앞으로 리얼월드연구에서도 (이러한 수치가) 얼마나 유지될 지 지켜봐야겠으나, 익사조밉의 등장으로 유지요법의 본래 목적인 '지속적 치료'는 그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 1차 유지요법에서 레날리도마이드와 익사조밉의 차이를 비교한다면.

레날리도마이드와 익사조밉을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은 없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메커니즘 상 레날리도마이드와 익사조밉은 다른 기전을 가진다. 레날리도마이드 특징은 항종양, 즉 종양을 줄이는 효과다. 면역체계를 강화해 종양의 활성화를 감소시킨다. 반면 익사조밉과 같은 프로테아좀 억제제(PI)는 보다 직접적인 항종양 효과를 가지고 있다.

어느 약제가 더 우수한지는 환자에 따라서 각각 달라질 수도, 겹칠 수도 있다. 향후 관련 바이오마커를 알 수 있게 되면 환자에 맞춰 치료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 이식이 가능한 환자 중 익사조밉 유지요법을 선택하는 기준도 궁금하다.

관해유도요법(Remission-induction therapy)을 쓸 때는 레날리도마이드를 쓰지만, 이 경우 혈구 감소, 피부 증상, 설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으로 레날리도마이드 사용이 어려울 때 익사조밉을 처방하고 있다.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특히 50세 정도의 젊은 환자에서 2차 발암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위험성을 고려해 환자와 상담 후 익사조밉을 처방하고 있다.

- 현재 레날리도마이드 치료에 불내성(intolerant)인 환자를 대상으로 익사조밉 유지요법의 유효성, 안전성 등을 알아보는 다기관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할 수 없는 환자 중 부작용, 또는 신기능 저하 등 불내성(intolerable)으로 레날리도마이드를 권장용량(25mg)으로 투여하기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익사조밉 유지요법의 유효성과 유전자 변이 및 면역상태 간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작년 8월부터 다기관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익사조밉 유지요법의 유효성을 알아보고자 2년 간 진행될 예정이다. 1차 평가 변수는 무진행생존기간(PFS), 2차 평가변수는 다음 치료까지 걸린 시간(TTNT, time to next therapy)이다.

연구의 목적은 골수 치료 전과 후에 주요 유전자 변이(driver mutation)와 모든 엑손 시퀀스(exon sequence)를 살펴보는 것이다. 또 면역 상태도 보기 위해 치료 전후 CD8 T 세포 수나 PD-L1, PD-1 등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을 통해 골수의 면역 상태를 비교하고 있다.

- 일본에서 미세잔존질환 검사(MRD Test)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사실 일본에서도 아직 기준 등은 정해져 있지 않다. 빈번하게 검사 시 보험 적용이 안돼, 완전 관해(stringent complete response, sCR)가 된 환자에게 미세잔존질환(Measurable residual disease, MRD)을 확인하고 있다.

현재 MRD가 양성이라고 해서 치료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 다만 최근 한 보고에 따르면 TOURMALINE-MM3, MM4 연구에서 유지요법을 시작할 때 MRD 양성 환자가 이후 음성이 되면 상당히 치료 성적이 좋아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때문에 앞으로 MRD를 언제 보고, 또 어떤 식으로 치료할지 대한 여러 데이터가 나오면, MRD를 활용한 치료가 구체적으로 정해질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익사조밉 유지요법이 갖는 효용성은 무엇이라고 보나.

한국에서도 지금까지는 유지요법 시 레날리도마이드를 찾는 수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작용으로 인해 레날리도마이드 적용이 어렵지만 유지요법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익사조밉 유지요법은 중요한 선택지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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