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심사 기한 만료…로슈 '에브리스디' 악몽 재현될까 '전전긍긍'

로슈가 시신경척수염 치료제 '엔스프링(성분명 사트랄리주맙)'의 급여 심사가 지연되자, 예전 '에브리스디(성분명 리스디플람) 때의 악몽이 재현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로슈 '엔스프링'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심사 기한 만료가 얼마남지 않았다.

로슈는 지난 1월 31일 심평원에 엔스프링의 등재 신청을 진행했는데, 8월인 현재까지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 상정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엔스프링은 '아쿠아포린-4(AQP4) 항체 양성의 성인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이하 NMOSD)' 치료제로서, 지난 2021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NMOSD는 시신경염과 척수염 증상이 주 증상으로 시력소실, 신경학적 손상을 유발하며 중추신경계에 나타나는 희귀자가면역질환이다. NMOSD 환자의 80~90%는 반복적인 재발을 경험하는데, 한 번의 재발만으로도 영구적인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재발 예방이 중요한 치료 목표다.

현재 심평원은 지난 2021년 2월 국내에서 NMOSD 치료 적응증을 최초로 획득한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의 급여기준 확대안을 심사 중인데, 2021년 10월 한독이 신청한 솔리리스의 급여 심사 또한 2년이 다 돼 가도록 제자리다.

로슈는 솔리리스의 가중평균가를 전제로 엔스프링의 급여 신청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솔리리스의 급여가 결정돼야 엔스프링의 급여 약가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엔스프링의 급여 심사가 무한정 지연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솔리리스의 급여 심사는 몇 번에 걸쳐 난항을 겪었다. 한독은 애초에 '2번 이상 재발 또는 리툭시맙 투여 후 재발한 시신경척수염(3차 이상의 말기 투여)' 치료에 솔리리스 급여기준 설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심평원이 솔리리스의 급여 심사기간 중 NMOSD 앞단 치료에 사용되는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을 급여 등재시키며, 솔리리스의 사용 순서가 뒷단으로 밀리게 됐다.

작년 11월 심평원은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에 부작용이 있거나 반응이 없는 경우 또는 소아 및 청소년(만 2~18세) 항 MOG 항체 연관 질환 환자로서 스테로이드 치료 중 재발이 있는 경우'에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을 급여 적용했는데, 그에 더해 2017년부터 NMOSD 치료에 급여 적용되고 있던 '리툭시맙'의 급여기준을 '아자티오프린 또는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 경구제에 부작용이 있거나 반응이 없는 경우'로 개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솔리리스의 치료 차수가 밀려났다.

또한 그 사이 글로벌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솔리리스의 원개발사인 알렉시온을 인수하고, 국내에서 한독이 가지고 있던 솔리리스의 판권을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회수하며 심평원과의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풍문이다.

한독은 현재 진행 중인 솔리리스의 급여 협상까지 마무리하는 조건으로 판권 이전을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양사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심평원의 요청에 아스트라제네카가 즉각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솔리리스의 경우 급여 확대 안건이기 때문에 심사기간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이번 지연 사태에 영향을 주고 있다. 반면 엔스프링의 경우에는 급여 신설 안건임에도 솔리리스에 발목이 잡혀 무한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로슈는 엔스프링의 급여에 대해 과거 '에브리스디'의 악몽이 또다시 재현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2020년 11월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이하 SMA) 치료제 에브리스디는 지난 6월에서야 약평위를 통과했는데, 로슈가 2021년 7월 심평원에 급여 신청을 진행한 지 2년 만에 진전을 보인 것이다.

에브리스디의 급여 심사가 지연된 배경에는 경쟁 품목인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넨)'가 있다.

바이오젠이 2021년 말 스핀라자의 급여기준 확대를 신청하며, 연간 치료비용이 3억원이 넘는 고가의 SMA 치료제에 대한 사후관리 방안 마련(투약 기준 및 투약 중단 기준 설정)이 정부의 우선 과제로 급부상한 것이다.

정부는 SMA 치료제의 투약 기준 및 투약 중단 기준을 마련하는 동안 에브리스디의 급여 신설 논의를 미루고 추후 스핀라자의 급여 확대와 함께 한꺼번에 처리하려 했지만, 경구제인 에브리스디 급여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요구를 더이상 미룰 수 없어 2년이 지난 후에야 약평위 안건에 올려 통과시켰다.

6월 초 약평위를 통과한 에브리스디는 현재 국민건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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