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약을 처방하시면 어떻해욧!! 큰일 날뻔 했잖아욧!!!'

설사하는 환자에게 대변팽창제를 처방하면 환자가 처방전을 들고 다시 와서 하는 말이다.
 
약국에서 처방전을 보고 '설사하는 사람에게 변비약을 주면 더 설사가 심해질텐데 약을 바꿔달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요?'라고 이야기를 하여 다시 내게 돌아온 환자다.
 
'환자분, 대변팽창제는 설사에도 쓰이는 약입니다'

한참을 다시 설명하면 그제서야 고개를 끄떡이며 진료실을 나간다.

설사를 하는 환자에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대변팽창체(stool bulking agent)가 있다. 그런데 보통 이 약은 변비약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수분을 흡수해 설사를 완화시키기 때문에 설사약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차전자'의 씨가 이런 역활을 해서 오래 전부터 많이 사용돼왔다. 원리는 간단하다. 차전자씨가 함유하고 있는 식이섬유가 과량의 물을 끌어 당겨 대변을 부드럽게 부풀어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변비가 있는 사람에는 변이 부드러워 좋고, 설사를 하는 사람에게도 물을 끌어 당겨 변이 부풀어 오르고 대변배출시간을 지연시켜 효과가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천연 차전자씨 대신 비슷한 효과를 내는 합성물질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래도 못믿으시는 분에게는 교과서도 별쳐 보이고 약품설명서를 보여드리기도 한다.

'대변팽창제는 설사약으로도 쓰입니다~!'

꼭 기억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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