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감도 돌고..일반감기 환자도 꽤 많은 편입니다. 항상 그래왔듯이 감기환자를 보면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으면서 감기란 어떤 것인지, 감기약은 어떤 것인지, 왜 항생제가 필요없는 지, 왜 약을 먹어도 안 낫는지, 주사를 맞는다고 감기가 똑! 떨어지는 것이 아닌지 설명을 하곤 합니다.

오늘도 60대 여성분이 (이 분은 처음 본 환자입니다. 미즈메디에서 본 환자 분들이 많다보니...^^) 감기로 오셨길래 장황한 설명을 했지요. 다행히 그 분은 제 설명을 잘 이해하신 듯 합니다. 빙긋이 웃으시면서 달랑(?) 2알 반의 약을 3일치 받아 가셨습니다.

어제는 저희 건물을 관리하시는 분이 똑같은 감기로 오셨지요. 역시 마찬가지로 설명을 하고 비슷한 약을 처방했을 겁니다. (뭐 제가 처방하는 감기약이라면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퇴근 길에 그 분을 만났지요. "감기는 좀 나으셨어요?" 라고 묻는 제게 그 분은 "네...좀 나았어요. 그런데 약을 좀 세게 주시지..."라고 대답을 하십니다. "네? 왜요?"라고 되묻는 제게 그 분의 대답은 "요 앞의 모내과에서는 약을 한번에 8알씩 주는걸요? 그 약을 먹으면 감기가 잘 떨어져요....^^"

허거걱! 한번에 8알이면 하루 24알. 아니, 무슨 감기약을 주길래 8알이나 되는걸까요? 그 분이 덧붙이는 말씀은 근처의 ㅇ내과에 간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도 약을 적게 주더랍니다. 그 때도 감기가 오래갔다며 제가 약을 적게 처방한 것을 못 내 아쉬워하는 듯한 표정입니다. "아유~ 감기약은 그렇게 많이 드실 필요없어요. 그게 잘 못 된 거라니까요?" 라는 제 설명에..."네에~ 잘 못 된 것이지만..."하는 그 분의 표정에서 '어쩌면 내가 또 한 명의 환자를 놓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괜한 기우일까요....

감기약의 알약 갯수만큼 또 환자분들이 많이 찾는 것이 영양제입니다.  "저는 영양제 안 놓거든요!"라고 면박을 주면 안 될 것 같아  주위의 자문을 받아 "영양제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사실은 개원한 지 며칠 후...갑자기 "영양제"를 맞겠다고 오신 환자가 계셨는데 뭘 줘야할 지 막막해서 급히 만들었다가 수정을 좀 했지요. 그렇지만...만들어 놓고는 영양제 영업(?)은 사실 중단. 권할 만한 환자도 없었을 뿐더러 제 자신...그게 그렇게 효과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오늘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네요. "강남의 아줌마들한테 유행하는 '뽕주사'가 있다고..." 그건 또 뭔가 싶어서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아마도 멀티비타민 (고농도의 비타민-C가 포함된) 주사와 아미노산제재를 섞어 주는 것 같더군요. 맞으면 정신이 버쩍들고 생기가 넘치고 피부도 고와진다는데.....20만원은 보통 하는가 봅니다? 도대체....그런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또 제한적인 환자에서 설령 효과가 있다고 해도 뭔 주사가 20만원이나 하나 싶습니다.

다행스런 일은....아직은 저한테 오셔서 "뽕주사 놔 주세요"라는 사람은 없었다는 것....저로서는 "그게 뭔데요?"라는 대답 밖에는 못 할테니깐.... 의사 생활을 그렇게 오래했는데 개원하니까 새롭게 배워야(?)하는 일도 새롭게 마음 먹어야하는 일도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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