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자주 아파하는 14살 된 남학생이 왔더랬습니다. 오랫동안 불편해 왔음에도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았길래... 위 내시경검사를 권유하였고... "요만한 애들도 내시경검사를 하나요?"라고 화들짝 놀라는 어머니를 설득해서 위내시경검사를 했습니다. 물론...아이는 불편할 걸 원치 않아서 수면내시경검사를 했고 편안하게 내시경검사를 받을 수 있었지요.

결과는 예상대로 헬리코박터에 의한 심한 위염이었습니다. 제균 약을 먹이고... 제균이 잘 되었나를 확인하기 위해서 요소호기검사를 시행했습니다. 오늘은 그 결과를 보러 어머니가 대신 오셨지요. 그런데... 불행히도 제균이 완전히 되지 않았고 2차 제균 약을 먹일 것이냐에 대한 의논을 길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 어머니와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속에서 불끈거리고 치밀어 오르는 말이 있었는데... "다른 일로... 어디 이비인후과를 갔는데요... 거기서 우리 애가 헬리코박터에 의한 심한 위염이 있다고 얘기를 하니까 그 이비인후과 의사가 하는 말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위염이 심하게 올 리가 없는데... 그러지 말고 대학병원에 데려가 보시지 그러세요?'라고 하던데..." 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열이 뻗치더군요. 글쎄... 얼마나 경험이 많은 이비인후과 의사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이 위내시경을 단 한번이라도 직접 해 봤는지도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아마도 없었겠지만) 해 봤다고 하더라도 정상 위와 위염을 구별이나 할 줄 아나 의심스럽고... 소화기내과분야에 대한 리뷰저널이라도 본 일이 없을 의사가 어디다 감히... 코웃음이 나오더군요.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언급 자체를 조심해야지요. 잘못 하면 망신당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지요. 하긴... 요즘에는 하도 "전문가"가 많은 세상이니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설레발을 치는 게 당연하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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