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것은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대학을 갈 때, 집 근처에서 제일 성적이 높은 대학의 학과를 갔다. 당시에 내가 원하는 대학은 서울에 있는 대학의 자연계열이었지만, 등록금이 비교적 싼 서울대의 좋은 과는 성적이 모자라고, 그 다음 사립대학에는 다닐 집안 형편이 안 되었다. 그래서 정말 눈물을 흘리며 대학 원서를 썼고, 재수를 해서 원하는 곳에 가겠다고 학력고사날도 시험을 안 보러 가겠다고 버티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서울의 학원비나 생활비를 알아보고는 이 또한 포기하게 되었다.

대학 때도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학교 내에서는 도서관 근로 장학생으로도 일했다. 학자금 융자를 2학기를 받았고, 고맙게도 친구 명의로 학자금 융자를 2학기 더 받고, 또 선배가 2학기를 빌려주어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본과 4학년 여름방학 때도 몇 주일씩 공사장 노가다를 뛰며 학교를 다녔다. 본과 1,2 학년 때도 과외를 하며 다녔고, 평일에는 도서관에서 일하며 다녔다.

난 지금도 내가 집을 나와 서울의 원하는 대학에 다녔더라면 어땠을까하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등록금과 생활비가 없어서 분명히 중도 포기했을 것이란 생각도 하고, 아니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다녔겠지란 생각을 하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나를 비롯한 주변에 많은 내 친구들은 집에서 다닐 수 있어서 생활비가 적게 들며, 등록금이 싼 지방 국립대를 가정형편을 생각해서 많이 다녔다. '인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친구들은 지방대라고 우습게보기도 했지만, 학력고사 성적을 까보면 나나 내 친구들이 '훨씬' 높은 경우도 많았다.

다시 반값등록금으로 돌아와서....

등록금을 반값에 싸게 해달라는 것은 좋은데... 그렇게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당신들이 대학에 간 이유는 당신들의 출세를 위해서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돈이 없으면 지방의 국립대를 가거나, 장학금 혜택을 주는 대학을 갔어야하지 않나? 그런데 당신들은 당신들이 원하는 대학을 가 놓고는, 다른 국민들의 혈세를 가지고 대학을 다니게 해달라고???

거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대학등록금이 비싸다고 하는 당신!
당신이 원하는 비싼 대학의 등록금을 다른 국민들이 부담하도록 하려면 그에 합당한 당신의 무엇을 줄 것인지 이야기하기 바란다. 졸업 이후에는 무급으로 그 등록금 보조금에 상응하여 다른 국민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할 지 먼저 정해야 하지 않을까?

내 선후배 중에는 의대의 등록금을 국방부에서 내 주는 조건으로 그 연 수 만큼 군의관으로 복무를 해왔다. 군의관 3.5년에 장학금을 4년 받았으면, 7.5년을 군복무 하는 것이다. 여자의 경우는 의료원이나 교정시설 같은 곳에서 근무를 한다. 내가 아는 여자선배의사는 6년 전액 군장학금 지원을 받아서 전문의를 마치고 6년간 공립병원에서 근무하였다. (여담으로 국방의학전문대학원 주장도 공무원들의 낙하산을 위한 것임이 여기서도 들어난다. 어느 대학을 다니던 국방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장기 군복무 등을 하면 된다.)

난 의대후배들 중에서도 등록금이 비싸서 대학을 못 다니겠다고 엄살을 부리는 인간들을 보면... 속이 조금 뒤집어 진다. 군의무사관(국방부 장학금) 신청해~~. 너는 국민의 혈세로 대학을 다니는 1년만큼만, 국가의 월급을 받으며 1년 일하면 되는데, 그건 또 싫다고 하는 거잖아? 이 이기적인 인간아~

지금 반값대학등록금, 즉 국민의 혈세로 등록금을 내어달라고 하는 대학생들은 그에 합당한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내용을 보여주기 바란다. 예를 들어... 반값등록금 혜택을 받는 분들은 대학 다닌 연한의 반은 공익근무요원이나 저소득층법률지원 및 의료지원 등으로 일하기를 바란다. 나는 국민의 세금으로 대학을 다닌 것에 대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내가 당신들의 주장에 공감을 하겠다. 자신의 출세를 위하여 연간 몇 백, 몇 천만 원짜리 학교를 다니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자신의 출셋길을 보장해 달라... 참 염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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