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고기, 단백질 효율 높아 암 치유에 도움돼
일주일에 총 300~500g 붉은 고기 섭취 권장
한끼 당 붉은 고기 섭취는 60~120g이면 충분

돼지고기,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적색육)가 대장암, 유방암 등의 위험 요인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암 환자 중 일부는 붉은 고기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 붉은 고기 섭취를 중단한다. 하지만 이것이 암치료에 정말 도움이 되는 행동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삼성서울병원 김보은 임상영양사는 한국혈액암협회 유튜브 채널 'KBDCA'에서 "붉은 고기는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거나 수술로 인해 손상된 정상세포 회복에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하는 굉장히 중요한, 그리고 가장 효율적인 (영영) 급원 중 하나"라며 붉은 고기를 먹으면 암 재발 위험이 높고 만성질환 위험이 높다는 보고들이 일부 있지만 암 환자는 붉은 고기를 섭취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돼지고기,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적색육)가 대장암, 유방암 등의 위험 요인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암 환자 중 일부는 붉은 고기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 붉은 고기 섭취를 중단한다. 하지만 이것이 암치료에 도움이 될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돼지고기,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적색육)가 대장암, 유방암 등의 위험 요인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암 환자 중 일부는 붉은 고기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 붉은 고기 섭취를 중단한다. 하지만 이것이 암치료에 도움이 될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왜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일까? 김보은 임상영양사는 "특정 단백질을 과하게 섭취하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암, 사망 등과의 연관성 보고들이 여기저기에서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근거는 부족하다"고 그 까닭을 설명했다. 더구나 붉은 고기육류는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아미노산 조성이 우수하고 소화율이 높은 양질의 단백질인데다 필수단백질이 충분히 함유된 완전단백질의 주요 급원이다. 

김 임상영양사는 "식물성 단백질 식품도 필수아미노산을 가지고 있으나 몇 종류의 필수아미노산이 양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암 치료 중에는 동물성 단백질 식품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회복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암 치료 중 흔히 발생되는 것이 빈혈인데, (붉은 고기가) 빈혈 회복에 굉장히 빠른 효과를 내고 예방을 하는데도 도움을 준다"고 예를 들었다. 

단백질은 인체 조직의 주요 구성 성분이며 우리 몸의 여러가지 호르몬이나 항체 생성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암 치료과정 중 부실해진 영양에 의해 더 빨리 축이 날 수 있다. 김보은 임상영양사는 "단백질이 에너지 공급이 부족할 때에는 체내 에너지 급원으로 우선적으로 사용이 되는 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충분한 에너지 공급이 되어야지만 단백질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 부족은 그 자체로 암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김 임상영양사는 "단백질을 부족하게 섭취하면 면역이 떨어지거나 근육이 감소되고, 대사조절에 이상이 올 수 있다"며 "또 만성질환이나 외상, 또는 활동 부족이 있는 상태에서 단백질 섭취량까지 부족했다고 할 때에는 근감소증이 더 빨리 진행되고, 이로 인해서 각종 장애나 심하게는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암 환자는 붉은 고기를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섭취해야 할까? 세계암연구재단에서 권고하는 일주일의 육류 섭취량은 300~500g이다. 한끼에 섭취하는 붉은 고기 양은 대략 1인분이 조금 안 되는 60~120g이면 충분하다. 붉은 고기는 삶거나 끓이거나 볶는 조리가 이롭고, 만약 굽더라도 타지 않게 살짝 구운 형태의 반찬으로 주 3~4회 섭취하는 것이 권고된다.

김보은 임상영양사는 "암 자체, 혹은 그로 인해 치료받는 과정, 치료로 회복 중인 과정에는 대사적인 스트레스나 감염, 면역 작용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대한 노출도 단백질 필요량을 증가시킨다. 심하게는 평소보다 2배 정도까지 단백질 필요량이 증가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과정 중에 있다면 보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화구이나 튀김처럼 고온(200~250도)에서 장시간 조리될 경우 헤테로 사이클릭아민(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고, 햄이나 소세지 같이 발색제로 사용되는 아질산염이 첨가되면서 N-니트로소화합물과 같은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며 "가공육은 가급적이면 적게 섭취하고, 고기를 먹을 때 채소와 함께 섭취해서 가능하면 발암물질이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단백질을 섭취하기 어려울 때는 가루 형태의 단백질 보충제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하지만 단백질 보충제 과잉 섭취에 대한 안전한 근거가 현재 없기 때문에 무분별한 과다 섭취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보통의 암 환자는 단백질이 부족할 때 다른 영양소가 같이 부족할 수 있다. 식욕부진이나 구역, 구토 등의 치료 부작용으로 전체 영양이 부실한 상태에서 단백질이 부족하다고 단백질 파우더만 먹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김 임상영양사는 "대부분 치료 과정 중의 환자는 식사, 간식 섭취가 줄면서 단백질 외 다량 및 미량 양양소 모두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때는 시판되는 식품 중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그 외 미량 영양소까지 포함돼 있는 특수 의료용도 식품을 활용해 볼 수도 있다"고 권했다. 200mL짜리 특수 의료용도 식품 하나가 밥 3분의 1 공기, 생선 1토막, 나물 1접시를 섭취한 효과(에너지 200칼로리, 단백질 9g)를 낸다.

암 환자는 한끼에 남성 700~800칼로리, 여성 500~600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권장되기 때문에, 식사가 조금 부족할 때 특수 의료용도 식품 한 캔이나 한 팩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항암치료 중 심한 구내염이 생겼거나 구역, 구토가 굉장히 심해서 입으로 아무 것도 넘기기 어려워 식사의 전부를 특수 의료용도 식품으로 해결해야 할 때는 한끼에 한 캔이나 한 팩보다 조금 더 섭취해야 한다. 

또한 암 환자에게 단백질이 부족하다고 특정 단백질만 섭취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김보은 임상영양사는 "보충제 형태의 과잉 개별 아미노산의 무분별한 섭취는 아미노산 간의 흡수 경쟁, 아미노산 불균형 및 독성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질소 대사가 너무 과잉으로 일어났을 때는 골다공증이 진행될 수 있고, 신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신장에 부담이 많이 되기도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채식주의자라도 암 환자는 달걀이나 우유 등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붉은 고기는 먹지 않아도, 일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김 임상영양사는 "식물성 단백질도 동물성 단백질 못지 않게 좋다"면서도 "다만 순수 식물성 단백질만 섭취하는 것보다 달걀이나 우유 등을 보강하는 것이 단백질 이용효율을 훨씬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암 환자의 한끼 식사는 도정이 덜 된 잡곡류,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 그리고 생선, 콩, 두부 등 다양한 단백질 급원 식품을 이용해 차리고, 단순당 식품이나 가공육 등은 적게 포함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과일과 우유 등의 유제품을 간식으로 하루 1~2회 섭취하면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또한 단백질은 한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는 매끼 조금씩 나눠먹는 것이 단백질 이용효율이 훨씬 높다

김보은 영양사는 "단백질은 어쩌다 한 번은 한꺼번에 일이인분씩 섭취할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매끼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단백질 이용효율이 높다"며 "지방이나 설탕의 함량이 높은 패스트푸드나 기타 가공식품들은 가급적이면 적게 먹고, 적절한 단백질이 포함된 건강한 균형식을 먹는 것이 암 환자에게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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