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설사‧체중감소‧혈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 찾아야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원인불명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생기는 질환이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원인을 정확하게 몰라 예방도 완치도 불가능하다. 전 세계 500만 명의 환자가 염증성 장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젊은 층에서 많이 생겨 장기간 치료로 걱정을 많이 한다. 한편,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조기진단 기술이 개발되고, 다양한 치료제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적절한 치료로 증상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아시아에서는 많지 않았던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궤양성대장염은 10만 명당 8.0, 크론병은 3.8명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육류와 가공인스턴트식품의 섭취 증가와 면역력을 키우기 어려운 너무 깨끗한 환경이 면역체계에 이상반응을 가져오는 것이 원인이라는 지목된다. 다른 원인으로 진단기술 발전과 조기 검사가 늘면서 숨어있던 환자들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있다.

설사복통체중감소혈변이 주 증상궤양성대장염은 혈변

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크론병궤양성대장염으로 나눈다. 이 두 질환은 증상이 서로 중첩돼 헷갈리기 쉽다. 우선 크론병은 설사복통체중감소가 주 증상이다. 설사복통은 흔하고, 체중감소는 거의 없어 같은 배앓이를 하더라도 체중감소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크론병은 염증이 장벽을 깊숙이 파고 들어가는데다 발병 부위도 위소장대장 어디든지 발생한다. 영양을 흡수하는 위소장에 염증이 생겨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 크론병 염증은 주로 장과 대장에만 생기거나, 식도 또는 위쪽에만 있기도 한다.

이에 비해 궤양성대장염은 혈변이 주 증상이다. 염증이 직장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출혈이 동반된다. 항문질환이 없는데도 혈변이 잦다면 반드시 해당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궤양성대장염은 염증이 직장과 대장에만 국한된다. 궤양성대장염은 전형적인 패턴을 보이며 증상이 나타난다. 항문 바로 위인 직장에서부터 염증이 시작해 천천히 위로 올라가 S상결장, 하행결장 등으로 옮겨간다. 일부 비전형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연속 패턴을 보인다. 반면 크론병은 그런 규칙성이 없이 발생한다. 소전장에 걸쳐 이렇게 비특이적이면서 만성적으로 진행된다.

증상 비슷한 질환 많아 염증성 장질환진단 까다로워

염증성 장질환은 다른 질환처럼 진단이 명료하지 않다. 환자가 증상을 말하면 여러 가지 검사를 한 뒤 판단한다. 면역체계 이상을 한 번에 알 수 있는 검사방법이 없어서다. 증상을 듣고, 대장내시경혈액조직검사 소견을 종합해 최종 진단을 한다.

증상이 명확하면 진단을 내리기 쉬울 수 있지만 환자에게 평생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희귀난치성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정확하게 판정해야 한다. 심지어 3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크론병으로 진단받았다가 궤양성대장염으로 바뀌는 등 진단명이 바뀌기도 한다. 병이 깊어질수록 증상이 모호해 헷갈릴 수 있다.

치료 목표는 증상 없는 관해유지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어려워 증상이 모두 없어지는 관해를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환자 증상에 따라 123 단계로 구분한다. 단계에 따라 의사가 환자 상태를 관찰하며 약제를 투여한다.

염증성장질환의 기본 사용 약제는 ‘5-ASA’.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관해 유도와 유지를 위해 사용한다. 스테로이드는 5-ASA만으로 효과가 부족하거나 증상이 중등도 이상이면 사용한다. 효과적이지만 장기 사용하면 부작용이 많아 급성기 단기간 치료를 목표로 사용한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했던 환자에게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투여한다.

생물학적제제 등 신약으로 치료효과 높아져

최근 생물학적제제가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우리 몸 안에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TNF-α)의 기능을 차단하는 약제다. 12차 약으로 치료가 어려운 중증도 이상 환자에게 투여한다. 성분명은 인프레시맵이다. 상품명으로는 레미케이드램시마등이 있다.

조금 더 인간의 단백질과 유사한 아달리무맵’(휴미라)와 조금 더 타깃을 세분화한 약들도 출시됐다. TNF-α가 아닌 인테그린 같은 정밀하게 타깃을 공략하는 약이다. 하지만 정밀하다고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연구 중이거나 임상에 들어간 약들도 여러 개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곽민섭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쁘더라도 약제를 잘 복용하면서 정기적으로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다. 또 환자라고 생각하고 우울감에 빠져 있기보다 약으로 유지해야 하는 안 좋은 친구가 하나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일반인과 똑같이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라며 설사와 복통체중감소혈변이 특별한 원인 없이 3개월 간 반복되고 있다면 염증성장질환이 만성화한 것인 만큼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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