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암센터 주최 '암 희망 수기 공모전' 출품작

20년 전 연 10만여명이던 암 환자들이 현재 25만명에 이를 정도로 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암 환자들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암은 이제는 예방도 가능하고 조기에 진단되고 적절히 치료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완치도 가능한 질환이 됐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에서는 암을 이겨내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통해 다른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나의 투병 스토리> 코너를 마련했다. 이번 이야기는 광주전남지역암센터와 화순전남대병원이 공모한 암 환자들의 투병과 극복과정을 담은 수기 가운데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암 치료와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이야기들이다.

2020년 3월 초.

봄기운이 찾아왔던 날 저희 가족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희 엄마가 백혈병이라는 말을요.

엄마가 한 달 전부터 식욕이 없고 몸의 힘도 없고 감기·몸살같이 아팠었습니다. 얼굴의 낯빛이 창백하고 전신의 통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치료하고자 큰 병원의 입원 치료를 하러 갔는데 백혈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빨리 대학병원으로 가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간 곳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혈액내과였고 엄마의 병명은 ‘급성골수성백혈병’이었습니다.

백혈병이란 건 제가 어렸을 때 소설 속이나 TV에서나 들어본 단어이지 저희 엄마가, 그것도 나이가 70세가 다 되셨는데 이런 병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는 직장에서 소식을 듣고 주저앉아 울었습니다. 왜 우리 엄마한테 이런 시련이 오고 말년에 여행도 다니고 이제 편하게 잘 지낼 일만 남았었는데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주위에서 서울로 가서 다시 진찰 받으라고 했지만, 엄마의 상태로는 절대 서울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안재숙 교수님을 믿고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항암을 하고 나면 수치가 바닥을 치기 때문에 무엇보다 면역이 없어 위생에 더 신경 쓰게 되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허둥지둥하면 옆에 다른 보호자분들이 도와주시고 어떻게 하라고 설명도 해주시고. 그때 그렇게 알려주시는 분들이 없었다면 제가 정말 더 힘들었을 겁니다. 염증 수치가 올라 열이라도 나면 엄마는 선망증도 오고 몸을 움직이시지 못해 간병하는 내내 정말 힘들었고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3일 밤을 지새웠던 적도 있고 30분씩 쪽잠 자며 엄마를 간병하기도 했습니다. 

관해 요법 3번, 공고 요법 2번을 했는데 관해(암세포 5% 미만)가 되지 않아 남들보다 더 많은 항암을 했고, 다행히 관해가 돼서 조혈모세포이식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타인도 없고 형제도 없어서 딸인 저로 반일치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직장을 퇴사했습니다. 엄마를 간병하려면 일주일에 한 번씩 외래를 다녀야 하며, 식사도 혼자 하시기 힘들기 때문에 옆에서 신경을 써드려야 될 거 같아서 퇴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8층 무균실에서 이식을 하고 내려온 엄마는 보통 일주일 정도 지켜보다 퇴원을 하게 되는데 엄마는 또 열도 오르고 뇌수막염이 와서 몸을 가누지 못했고 거대세포도 찾아와 더욱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이것저것 검사를 받는데 간호사 선생님들이 막 붙잡고 검사를 받고 진정제 투여까지 하고 검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저희 엄마가 정말 불쌍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보였거든요. 지금도 엄마한테 '그때 일 기억나?' 하고 물어보면 기억이 나질 않으신다고 하십니다. 

‘그래, 차라리 기억 안 나는 게 나을 것 같아. 엄마.’

그래도 빠르게 병명을 찾아주신 교수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우여곡절 끝에 치료를 다 하고 퇴원을 하게 되었고 약 3개월 만에 집에 오게 됐습니다. 

그렇게 이식하고 잘 지낸 지 8개월 정도. 또다시 재발이 되었습니다. 처음 치료할 때 그렇게 힘들었는데 또 그런 과정을 겪어야 한다니 너무 힘들고 슬펐습니다.

엄마한테 ‘저번에도 잘 견뎠는데 이번에는 못 견디겠어? 한 번 더 힘을 내보자’라고 응원해주며 그렇게 신약으로 치료를 시작했고 다행히 신약이 엄마한테 잘 맞아 치료가 잘되었습니다. 물론 치료하는 중간에 입안에 문제가 생겨 밥을 잘 드시지 못해 힘들었지만요. 그리고 오늘날까지 잘 견디고 있으며 신약 항암이 끝나고 회복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분. 70세인 저희 엄마도 남들보다 항암도 많이 했고 항암치료로 인해 정말 힘든 질병들을 많이 겪어보며 견뎠습니다. 저희 엄마와 똑같은 병이나 아니면 다른 암 환자분들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꼭 암을 이길 수 있다고 전해드리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꽃 피는 날은 다시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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